부동산 정책·제도

서울시, 뉴타운·재개발 해제구역 갈등 중재 첫 성과

성북4구역 주민-시공사 소송

매몰비용 17억→7억에 합의

"혈세로 문제 해결" 지적 나와

서울시가 지난 2015년 정비예정구역에서 해제된 성북구 성북4구역에서 17억여원의 매몰 비용을 둘러싸고 시공사 현대건설과 주민 간 법적 소송까지 이어졌던 문제를 중재해 합의를 이끌어냈다. 서울시가 뉴타운·재개발 해제 구역 갈등 해결을 위해 2017년 도입한 갈등관리 프로그램의 첫 성과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서울시가 2012년부터 총 300여곳의 정비구역 해제에 나서 각 해제 지역에서 주민 갈등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했지만 뒤늦게 갈등 해결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이번 성북4구역의 사례처럼 매몰 비용 일부를 세금 감면을 통해 해결하면 결국 정비구역 해제 지역 갈등 해결에 막대한 혈세가 투입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서울시는 성북구청, 성북4구역의 시공사 현대건설과 재개발조합설립추진위원회 연대보증인들(토지 등 소유자)과 함께 성북4구역 재개발사업 취소에 따른 매몰 비용 보전 규모를 17억여원에서 7억여원대로 낮추고 갈등을 마무리하는 내용의 협약을 지난 15일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연대보증인들은 채무 금액 17억여원 중 총 4억원을 오는 6월 말까지 현대건설에 납부하고 현대건설은 나머지 13억여원의 채권을 포기하는 대신 서울시가 25.7%에 해당하는 3억 6,400만원 규모의 법인세 및 지방세를 감면해 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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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 성북동 29-51번지 일대의 성북4구역은 2004년 주택재개발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돼 재개발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설립됐으나 재개발사업에 난항을 겪다 결국 2015년 1월 정비예정구역에서 해제됐다. 이후 시공사였던 현대건설은 추진위원회 및 연대보증인들에게 대여원리금, 법정이자, 지연손해금 등으로 구성된 매몰 비용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올해 2월 대법원 판결을 통해 매몰 비용 채권 규모가 원금 10억 6,000만원, 이자 2억 4,800만원, 사업 지연 손해금 4억 5,000만원 등 총 17억여원으로 확정됐다. 소송 과정에서 연대보증인들과 현대건설은 매몰 비용 채무 부담 문제를 놓고 갈등해 왔다.

서울시는 성북4구역 일대가 빈집들이 밀집돼 있고 기반 시설이 열악해서 주거환경 개선이 시급한 지역이라고 판단해 매몰 비용 문제 해결에 나섰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처음 도입한 해제지역 맞춤형 희망지 사업 대상 지역 20곳에 성북4구역을 포함했다. 서울시의 해제지역 맞춤형 희망지 사업은 뉴타운·재개발 해제 지역을 대상으로 주거환경개선 기본구상 수립 등을 위한 비용 및 갈등관리, 주민 역량 강화 전문 인력을 지원해 도시재생사업 추진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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