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이 난기류로 빠져들고 있다.
북한과 미국이 북미 회담을 코앞에 두고 협상 주도권을 쥐기 위해 상대방을 향해 비난과 협박 강도를 높여가는 모양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실수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회담장을 나와버릴 준비가 돼 있느냐’는 질문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관련기사 5면
북한이 한미가 요구하는 비핵화 수준을 맞추지 못하거나 형식적인 합의안을 내는 등 꼼수를 부릴 경우 언제든지 협상을 중단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로 풀이된다. 북한도 강경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고위급회담 연기, 한국 정부 비방에 이어 22일에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할 우리 측 언론인 명단을 끝내 접수하지 않았다. 이날 한국을 제외한 미국·영국·중국·러시아 등 외신 기자들은 베이징 서우두공항에서 고려항공 JS622편을 타고 원산에 도착했다. 이처럼 북한이 한국을 대상으로 연일 강공책을 펴는 데는 문재인 대통령을 움직여 미국의 비핵화 눈높이를 낮추려는 노림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미 간 강대강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문 대통령은 22일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한미의 공동 목표임을 재확인했다.
양국 정상은 북한이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대로 완전한 비핵화를 이행할 경우 북한에 밝은 미래를 제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협의했다. 양국 정상은 한미동맹이 북핵 문제 해결뿐 아니라 한반도와 역내 평화를 위해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온 핵심축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워싱턴DC=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