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경총 오락가락 행보, 사회적 합의 산으로 갈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이 논의되는 가운데 경영자총협회가 논의주체를 놓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 논란을 빚고 있다. 경총은 21일 국회 논의를 중단하고 최저임금위원회로 넘겨야 한다고 주장하더니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꿔 국회에서 결론을 내야 한다고 밝혔다.


사용자단체인 경총이 기존 입장을 철회하고 중소기업중앙회 등과 함께 최저임금제도 개선에 한목소리를 내기로 결정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경총 역시 기업 부담을 줄여야 한다며 줄곧 최저임금제도 개선을 촉구해왔고 여야 원내대표를 직접 찾아가 상여금과 수당 등을 포함해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환노위가 상여금과 일부 현물수당을 넣는 쪽으로 최저임금 해법 마련의 가닥을 잡은 것도 경제계의 일치된 목소리에 공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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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경총이 보인 오락가락 행보는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최저임금 같은 중차대한 사안을 다른 단체와 상의도 없이 결정한 것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경총 내부의 정책 결정 과정이나 소통에 큰 구멍이 뚫렸다고 볼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뒤통수를 맞았다’거나 ‘배임’이라며 성토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게다가 일각에서는 송영중 신임 부회장이 독단적으로 밀어붙였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만약 사실이라면 고용노동부 출신 부회장이 회원사의 목소리가 아니라 ‘친노동’ 기조에 보조를 맞추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화한 셈이다.

경총은 노사 현안에 대한 경영계의 입장을 대변해 공통의 목소리를 내야 마땅하다. 만약 기업 입장을 제대로 반영하는 창구가 없어지고 노동시장의 운동장이 더욱 기울어진다면 경제에 미칠 혼란과 부작용은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주창하는 노사 대화를 통한 사회적 대타협에도 역풍이 휘몰아칠 수 있다. 경총은 급격한 노동정책 변화에 신음하는 기업들의 절절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를 대변하는 본연의 역할을 되찾아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경총의 근본적 존재 이유를 묻는 목소리가 언제든 다시 터져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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