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3%를 넘어섰다. 기술적 분석가들은 국고채 금리가 3~3.5%를 넘어서는 것이 베어마켓의 전조라고 말한다. 국고채 금리 변동으로 인한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살펴볼 시기다. 지난 10년간 글로벌 주식시장은 금리 하락으로 인한 기업들의 유동성 과다로 배당 등을 주목했다. 또 미국 기업의 현금 보유액이 지난 40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한 이면에는 매출 대비 부채 비율이 역사상 최대치인 40%를 넘어가고 있다. 금리의 향방이 기업 실적은 물론 미래 가치에 많은 영향을 주는 상황이다.
거시적인 변화를 고려할 때 금리 상승기 주식시장의 투자 전략에 대해 고민할 때다. 미국 시장의 경우 지난 10년간 장부상 현금액은 계속 늘어났으나 실제 현금의 56% 정도가 해외 자회사에 있기 때문에 현금이 다시 지출되지 못했다. 회사의 성장에 실질적 기반이 되는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CAPEX)에 회사의 현금이 쓰이는 비율은 낮았고 주가 부양을 위한 배당 등에 사용했다. 그런 연유로 지난 몇 년간 배당 성향이 높고 주주가치를 환원하는 기업들이 좋은 주가 상승률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렇게 배당 성향이 높거나 이익환원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전략이 금리 상승기에도 좋은 성과를 보일까?
과거 사례를 살펴보자. 아시아 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 상승기인 1999년 5월부터 1년간, 그리고 2004년 5월부터 2년간 배당률이 높은 회사들이 주식시장의 수익률을 밑돌았다. 이는 금리 상승기가 되면 회사가 재무구조를 변경하면서 무리한 배당을 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금리 상승기에 배당 주식에 투자하려면 회사의 배당이 회사의 이익 대비 지속 가능한 수준인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주주가치 환원도 이제는 밸류에이션이 아주 높지 않으면서 주가 부양을 위해 이벤트성이 아니라 꾸준히 일정 현금 유입액이 있을 때마다 이익을 환원한 회사들만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
주식시장에서 안전한 주식 전략이라고 불리는 글로벌 대형 소비재 주식들도 금리 안정기에 좋은 성과를 보여왔다. 글로벌 대형 소비재 중 시총 기준 상위 100개 회사의 주가 요구 수익률을 분석해보면 현재 이 주식들은 지난 20년 대비 가장 비싼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있다. 이렇게 높은 밸류에이션에서 매크로의 변동이 있을 경우 가격 프리미엄이 좁혀져 주가가 하락할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안전한 주식 중에서도 미래 성장을 위해 CAPEX나 R&D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주식들만 현재의 높은 주가 수준을 설명하며 금리 상승기에도 계속 좋은 주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자율이 상승하는 국면에는 현재 고배당을 하고 있지만 애널리스트의 추정치들이 하락하고 있거나 재무구조가 취약한 주식들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