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MB, 첫 재판 출석] “삼성서 뇌물수수 혐의 모욕적...다스는 형님 회사”

李 전 대통령, 30분간 모두진술

350억대 법인자금 횡령 등 부인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첫 정식 재판에 피고인 자격으로 출석했다./사진공동취재단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첫 정식 재판에 피고인 자격으로 출석했다./사진공동취재단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첫 재판에 나와 “삼성에서 뇌물을 받았다는 것은 모욕적이고 다스는 형님 회사”라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이 전 대통령은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뇌물수수·횡령 등 사건의 첫 정식 재판에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이 외부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3월22일 구속된 후 62일 만이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350억원대 다스 법인자금 횡령과 110억원대 뇌물수수 혐의 등의 공소사실을 제기했다. 이에 피고인석에 앉은 이 전 대통령은 준비해온 서류를 꺼내 들고 약 12분간 직접 검찰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진술했다.


그는 “검찰이 무리한 기소를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다스의 설립 배경을 설명하면서 “다스는 형님 회사”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형님과 처남이 1985년에 다스를 설립할 때 친척이 관계회사를 차리는 게 염려돼 말렸지만 당시 정세영 현대자동차 회장이 ‘형이 운영하는 것이니 괜찮다’고 해서 진행된 것”이라며 “정주영 회장도 양해해줬다”고 설명했다. 또 “35년간 회사의 성장 과정에서 소유를 둘러싼 아무 다툼도 없었는데 국가가 개입해 조사하는 것이 온당한 일인지 의문”이라며 억울한 심경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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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통령은 또 “부정한 돈을 받은 적 없고 실무선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도 극도로 경계했던 저에게 삼성 뇌물수수 공소사실은 충격이고 모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2009년 평창올림픽 유치 사안을 앞두고 고심 끝에 정치적 위험을 무릅쓰며 국익을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사면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재판의 절차와 결과가 대한민국의 사법 공정성을 국민과 국제사회에 보여주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며 “사법부가 현명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방청석에는 이 전 대통령의 세 딸이 나와 부친의 재판을 지켜봤다. 재판이 진행된 150석 규모의 417호 대법정은 서울중앙지법 형사법정 가운데 가장 큰 법정이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도 이곳에서 재판을 받았다.

백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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