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대형은행 바클레이즈가 경쟁자인 또 다른 영국계 대형은행 스탠다드차타드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션타임스(FT)는 주요 주주 중 하나인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압박 때문에 여러 가지 비상대책 중 하나로 경쟁업체의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수 후보군 가운데 바클레이즈의 존 맥팔레인 회장이 스탠다드차타드를 인수하는 안에 관심이 많고 바클레이즈 인터내셔널의 게리 그림스톤 회장이 이를 지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두 은행의 디렉터들은 합병했을 때 잠재적인 이득이 어느 정도인지 따져보기 위해 사적으로 만나고 있지만, 공식 또는 비공식적인 의사는 아직 전달하지 않았다고 FT는 설명했다.
최근 바클레이즈의 지분 5.4%를 보유한 행동주의 헤지펀드 셔본은 바클레이즈의 이익을 개선하기 위해 경쟁업체를 인수해야 한다고 이사회를 압박하고 있다. 시가총액이 250억파운드(약 36조1,700억원)에 이르는 스탠다드차타드를 인수하는 것은 아직 바클레이즈의 이사회가 검토하는 여러 방안 중 하나에 불과하다. 하지만 회장을 비롯한 바클레이즈 경영진의 관심도가 높은 만큼 스탠다드차타드와 협의는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분석했다.
바클레이즈의 이사회가 논의하고 있는 비상대책에는 ‘도이체방크, 크레디트스위스, 싱가포르계 DBS를 포함한 경쟁업체와의 잠재적 인수합병’, ‘주주들에게 더 많은 자금을 환원하는 방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탠다드차타드 주식은 이날 홍콩에서 장중 4%가량 뛰어, 1년여 사이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바클레이즈 주식은 올해 들어 약 3.9%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문은 이번 거래에 참여한 임원급 뱅커를 인용해 “맥팔레인 회장은 정말로 스탠다드차타드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며 “(스탠다드차타드의 인수는) 논리적이지만 실제 어떤 일이든 일어난다면 매우 놀라울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