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북미정상회담 낙관적 전망만 할 때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단독 정상회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한 말이다. “회담이 지금 열리지 않으면 다음에 열릴 것” “열리면 좋을 것이고 안 열려도 괜찮다”는 등 북미회담 개최 자체를 흔드는 듯한 발언도 했다. 비록 조건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연기·취소 가능성을 공식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비핵화의 일괄타결이 여의치 않다고 판단되면 회담을 파기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온 협상 태도를 고려할 때 성과 없는 회담은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 방식에서 미국과 생각이 다른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으면 북미 정상회담 취소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특히 한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방식과 북한의 체제안전 보장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없어 북미회담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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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분위기는 이와 사뭇 다르다. 트럼프 발언의 맥락을 들어 회담 연기나 취소를 말한 게 아니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도 회담의 성공적 개최에 이견이 없다” “정상회담에 관한 북한의 의지를 의심할 필요가 없다” “맥스선더 훈련이 마무리되면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며 낙관론 설파에 나서고 있다. 물론 청와대의 예상이 맞을 수 있다.

그러나 국가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는 만약의 사태에도 대비해야 한다. 다시 고조되는 북미 간 불신이 해소되지 않는 한 회담 연기나 취소 가능성은 충분하다. 설사 회담이 열린다 해도 성공을 장담하기는 이르다. 특히 최근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져 회담 성사 회의론도 강해지는 분위기라고 한다. ‘낙관적이지 않다’는 국내외의 경고가 여전한 이유다. 이런 때일수록 청와대는 신중한 접근을 통해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전략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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