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에 정박 중이던 화물선에서 발생한 화재가 나흘 만에 진화되면서 사고 수습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4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1일 9시 39분께 인천 내항 1부두에서 발생한 파나마 국적 화물선(5만2,224t급) 화재는 이날 오전 5시 5분께 완전 진화됐다. 소방당국은 선체에 창문이 거의 없고 선미에 차량 출입구 정도만 있는 폐쇄적인 자동차운반선의 구조 탓에 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선체 측면에 가로·세로 1m짜리 구멍 18개를 뚫어 열과 유독가스를 밖으로 빼내는 등 악전고투 끝에 가까스로 불길을 잡았다.
이번 화재로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선체가 심하게 불에 타고 배에 실려 있던 중고차 2,400여대 중 1,400여대도 전소됐다. 불길이 번지지 않은 선박 저층에 실려 있던 1,000대가량의 차량도 진화 목적으로 고층에 뿌린 많은 양의 물이 아래층으로 흘러내려 상당수가 침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선박은 해경의 화재원인 조사 및 보험처리, 선주업체의 선박 처리 방침이 결정되면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 내항 밖으로 예인할 계획이다. 화재선박과 안에 실린 중고차들은 최소 1~2개월 현장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불탄 화물선이 30년 된 낡은 배이고 선체 피해가 워낙 커 폐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불에 타면서 각종 오염물질로 범벅이 된 중고차들도 환경오염 문제를 고려해 인천 내항에서 배 밖으로 꺼내지 않고 화물선에 실린 채 제3의 장소로 이동하게 된다.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선주 측에서 폐선이나 수리 등 화재선박의 처리 방향을 정하면 전소된 1,400여대의 차량을 적재한 상태로 내항 밖으로 예인해 수리·해체 장소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아람인턴기자 ram101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