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CNN "北체류 외신기자단, 회담취소 속보 듣고 충격"

"北관계자들 놀랄 만큼 절제된 모습…회담 개최 원하는듯해 "

"풍계리 갱도 축구공 크기 폭발물로 폭파…완전파괴 불투명"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전원회의 결정에 따라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이 완전히 폐기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풍계리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전원회의 결정에 따라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이 완전히 폐기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풍계리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예정됐던 첫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 사실이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취재차 방북 중인 외신기자단에도 전파됐다고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북미회담 전격 취소를 발표한 시간 외신기자단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취재를 마치고 기차를 타고 원산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CNN은 “북미회담 취소 사실이 원산으로 돌아가던 외신기자단에도 전달됐다”면서 이 소식이 기자단에 충격을 줬다고 전했다.

CNN은 외신기자단과 함께 열차에 있던 북측 인사들도 어색하고 불편한 반응을 보이며 상부에 전화로 보고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북측 인사들은 예상과 달리 절제된 모습이었다고 취재를 위해 방북한 CNN의 윌 리플리 기자는 전했다. 그는 “북한인들이 격앙된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놀라울 만큼 절제된 모습이었다”며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한반도 평화를 원하는 누군가와 일치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리플리 기자는 “그들은 이 상황이 북미 관계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며 그래서 정상회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며 “6월 12일이 아니더라도 개최를 원하는 듯이 들렸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북측 인사들이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몇 시간이 지난 뒤 취소 소식을 알게 됐다며 “매우 비현실적인 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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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CNN은 원산으로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전화 연결을 통해 당일 갱도 폭파 방식으로 진행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소식을 전했다. 리플리 기자는 핵실험장의 3개 갱도와 부속 건물을 북측이 폭파했다면서 폭파 후 갱도가 무너지고 잔해들이 터널 입구를 메웠다고 보도했다. 그는 폭파에 앞서 북측이 갱도 앞까지 외신기자단의 접근을 허용하고 갱도에 설치된 문을 열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북측이 출입을 막은 갱도 안에는 폭발물이 설치돼 있었다고 밝혔다.

리플리 기자는 북측이 2006년 1차 핵실험 때 사용한 갱도(동쪽 1번 갱도)는 이미 폐쇄했다고 주장하면서 2번(북쪽) 갱도를 포함해 총 3개 갱도가 폭파됐다고 말했다. 북측이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지만, 언제든 핵실험을 할 수 있는 2개의 갱도도 보여줬다고 말했다. 북한은 2차 핵실험부터 지난해 9월 6차 핵실험까지 모두 2번 갱도에서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이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힌 갱도는 남쪽 3번 갱도와 서쪽 4번 갱도를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그러나 갱도가 완전히 붕괴했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 이에 북측은 “여러분들이 눈으로 직접 목격한 것 아니냐”는 답변만 내놨다고 전했다.

CNN은 리플리 기자 등이 취재한 별도의 기사에서 현장에 초대된 외부 핵 전문가는 없었다면서 “폭파가 갱도를 다시 사용 불가능할 정도로 파괴했는지, 단지 제한적인 손상만 가했는지는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또 폭파 전 갱도에 설치된 폭발물에 대해서는 ‘축구공’ 크기와 모양의 폭탄들이 연결돼 터널 입구에서부터 약 35m 지점에 설치돼 있었다고 전했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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