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퇴직연금, TDF 투자 100%까지 가능...삼성, 미래, 한투 ‘TDF 三國志

금융위 '감독규정' 개정안

DB형은 리츠 투자도 허용




앞으로 퇴직연금 자산의 100%까지 타깃데이트펀드(TDF)에 투자할 수 있게 되고 확정급여형(DB형) 퇴직연금의 경우 리츠(REITs) 투자도 허용된다. 원리금보상상품에 저축은행의 예·적금도 포함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3일 고용노동부와 함께 TDF 투자 확대를 주요 골자로 하는 퇴직연금감독규정 개정안을 발표했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세제 혜택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 대상 확대로 2015년 말 126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68조4,000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수익률은 2%를 밑돌아 예·적금보다도 못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개정안은 투자 대상을 대폭 확대했다. 기존 전체자산의 70%까지만 가능하던 TDF에 대한 퇴직연금 자산투자 비중을 100%로 확대했다. TDF는 은퇴 예상시점까지 남은 기간 등에 따라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조정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다. 금융위는 퇴직연금 가입자의 가입기간 동안은 주식투자 비중을 80% 이내로 하고 예상 은퇴시점 이후에는 주식비중을 40% 이내로 조정했다. 투자부적격등급 채권에 대한 투자 한도 제한 등 금융감독원장이 정한 기준을 충족한 TDF는 퇴직연금 자산의 100%까지 투자를 허용했다.

퇴직연금의 대체투자 대상 자산 범위도 확대된다. 금융위는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는 리츠(REITs)는 충분한 투자자 보호장치가 마련된 것으로 판단해 DB형에 한해 투자를 허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퇴직연금으로 편입 가능한 원리금보상상품에 은행 예·적금, 금리확정형 보험, 원금보장형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외에 예금자 보호법상 동일한 보호를 받으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예·적금이 추가된다. 다만 확정기여형(DC)과 IRP는 저축은행별로 예금자보호 한도까지만 편입이 허용된다.

금융위는 24일부터 오는 7월3일까지 규정변경 예고, 규제개혁위원회 심사와 금융위 의결을 거쳐 9월까지 퇴직연금감독규정 개정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고용부와 함께 앞으로도 퇴직연금의 신뢰성 제고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 마련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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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미래, 한투 ‘TDF 三國志’

인간의 수명이 연장되면서 생애 주기를 기초로 한 연금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특히 지난해부터 시장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타깃데이트펀드(TDF)가 무서운 속도로 몸집을 키우며 연금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는 추세다. 18일 서울경제가 각 사에 의뢰해 집계한 수치를 종합하면 국내 TDF 3대 운용사(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의 TDF 설정액 규모는 2017년 4월 1,523억원에서 1년 만인 올해 4월 8,024억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 순자산 10억원이 넘는 45개 TDF 상품의 순자산 규모는 1조원을 돌파하며 쾌속 질주하고 있다. 주요 운용사의 대표 상품 연 수익률은 7~8% 수준으로 안정적이다.

이처럼 TDF가 고령화 사회를 준비하는 핵심 연금상품으로 떠오르면서 최근 퇴직연금을 확정기여(DC)형으로 전환하는 직장인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운용사의 운용능력과 규모를 간과할 수 없다고 평가한다. 미국의 경우 뱅가드, 피델리티, 티로프라이스 등 3개 사가 전체 시장의 70%를 차지하는데 30~50년 동안 운용되는 상품 특성상 투자자들 역시 대형사에 미래 자금을 맡길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국내 시장의 90%는 삼성운용, 한투운용, 미래운용이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대형사 뿐 아니라 다양한 자산운용사에서 우후죽순 상품이 출시되는 만큼 직장인 중 DC형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투자자들은 각 운용사의 특색 있는 운용 전략을 꼼꼼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내 한 대형 자산운용사 연금 관련 운용역은 “시장 점유율이 높은 대형사 상품은 꾸준히 자금이 유입될 것이란 기대감이 있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이라며 “향후 TDF의 시장 선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지만 투자 상품인 만큼 원금 손실 가능성은 열려 있기 때문에 직장인들은 가입 후 수익률을 따져가며 투자 계획을 세우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박성규·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TDF(Target Date Fund)

투자자의 은퇴 시점을 목표 시점으로 정하고 각 연령대별로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자산운용사가 알아서 분배해 은퇴 시기 자산을 최대로 불릴 수 있도록 하는 펀드.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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