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전격적인 남북정상회담을 하면서 내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정상회담 이후 남북미정상회담과 종전선언이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장 문 대통령부터 이날 종전선언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은 27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하면서 ‘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김 위원장 사이에 3자 간 핫라인(직통전화) 통화를 하는 것이 어떤가’라는 질문에 대해 “남북미 3국이 핫라인 통화를 개설할 정도까지 가려면 사전에 남북미 3자 간 정상회담부터 먼저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그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어 “북미회담이 성공할 경우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통해 종전선언이 추진됐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하고서 불과 나흘 만에 김 위원장과 2차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다. 남북미 3각 정상외교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종전선언은 북한이 비핵화의 조건으로 요구하는 체제안전 보장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완전한 비핵화’를 하고서도 안전보장을 받을 수 없다는 불안감을 가진 북한에 남북미 3자의 종전선언은 일종의 안전보장조치가 될 수 있다. 그만큼 북미회담에서 비핵화 방법론에 대한 큰 틀의 합의가 이뤄질 경우 곧바로 남북미 회담을 열고서 종전선언을 논의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이 때문에 청와대 안팎에서는 “6월 12일에 맞춰 싱가포르에 갈 준비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 섞인 추측이 흘러나오는 실정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이날 기자들을 만나 “북미회담의 성공을 위해 북한이 가진 안보 측면에서의 우려를 해소할 방안에 대해 남북 간 실무차원에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북미 간 상호불가침 약속을 한다든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협상을 개시하거나 남북미 3국 간에 종전선언을 하는 문제 등에 대해 검토가 필요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화협정 체결 등의 논의가 이어진다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북핵 협상 프로세스의 종착역까지 다가가기 위한 동력이 한층 강해질 전망이다. 다만 북미정상회담 성사를 두고서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국면이 지속하는 만큼 아직은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많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언제 어떻게 개최하느냐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아직 합의된 것이 없다”면서 “계속 실무진 차원에서 가능성에 대한 검토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