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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수 첫 '빌보드 200' 1위…방점 찍은 방탄소년단

글로벌 문화 본고장 미국서 '아시안 팝' 장르 개척

이국적 언어·칼군무에 열광적 반응

음반판매량 등 음악적 성과 주목

文대통령 "일곱 멤버 지역과 언어 등 뛰어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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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가지 못했던 길을 개척했다. 방탄소년단은 ‘빌보드200’ 차트 1위 석권으로 전 세계 문화의 본류인 미국 시장에서도 K팝이 통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방탄소년단으로 인해 아시아 시장은 더 이상 팝뮤직의 변방이 아니다.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석권이 미국 시장에 아시안 팝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대중문화 평론가인 이택광 경희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최근 미국에 아시안 팝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생겨나는 중”이라며 “방탄소년단이 이 시장을 개척하고 견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아프로-아메리칸의 재즈·힙합·R&B, 히스패닉의 레게 등 타 인종의 음악이 빌보드를 점령할 때도 아시아 음악은 지지부진했기에 방탄소년단의 성과는 더욱 놀라울 뿐이다. 이 교수는 “젊은 남성들이 그룹으로 등장해 군무를 추는 형식은 그동안 미국에서 찾아보기 어렵던 K팝만의 특징”이라며 “한류 자체가 지니고 있는 세계적 트렌드에 맞는 문화 코드에 ‘한국어’라는 이국적인 요소가 섞여 있는 점이 방탄소년단의 음악이 지닌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의 음악은 방시혁 프로듀서가 설명했듯 EDM과 힙합 등이 섞인 트렌디한 멜로디와 서정적인 가사가 특징이다. 이 중 ‘한국어’로 된 가사가 미국 현지 팬들에게 이국적이고 ‘힙(hip·개성있게 유행을 앞서 가다는 뜻의 신조어)’한 요소가 됐다는 설명이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이날 트위터를 통해 “방탄소년단의 뛰어난 춤과 노래에는 진심이 담겨 있다”며 “일곱 멤버 각자가 자신이 누구인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담아 지역과 언어, 문화와 제도를 뛰어넘었다”고 강조했다.


미국 주류 ‘틴팝(teen pop·10대를 타깃으로 한 대중음악)’ 시장을 뚫은 것도 성과다. 방탄소년단의 팬클럽 ‘아미’는 이미 전 세계에 퍼져 있다. 게다가 마치 한국의 팬클럽 문화를 보듯 방탄소년단의 모든 것에 열광적으로 반응한다. 지난 2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8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미국 현지 팬들이 출시된 지 4일밖에 되지 않은 노래를 ‘한국어’로 떼창했다는 점은 현지의 ‘아미’도 한국의 ‘아미’와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는 한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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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 업계에서는 ‘아미’의 열광 그 중심에 유튜브가 있었다고 진단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튜브는 10대가 접근하기 가장 편리한 플랫폼 중 하나”라며 “데뷔 초기부터 팬들과 직접 소통하는 장을 가질 수 있었고 여기서 호응을 받으며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자신만의 콘텐츠가 확고하다는 점을 방탄소년단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는다. 이택광 교수는 “사실 한국 아이돌시장은 음악으로 돈을 버는 구조가 아니라 속된 말로 ‘인형팔이’였다”며 “방탄소년단은 적어도 음반판매량 등 음악적인 부분에서 분명한 성과를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K팝 전체로 이어지고 더 나아가 K컬처 산업이 한국의 핵심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을까. “방탄소년단의 약진은 반갑지만 장담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K팝 콘텐츠 그 자체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만 마케팅·산업구조 등이 아직 이를 받쳐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요계의 한 관계자는 “음악 그 자체보다 예능 출연, 광고 등에 집중해 상품을 판매했던 우리나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수익구조에 문제가 많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나라 아이돌 문화의 특징 중 하나가 각 가수들이 단순한 이미지뿐만이 아니라 음악성도 있어 이들을 통해 좋은 음악이 꽤 자주 나온다는 것”이라며 “그동안 한국의 K팝은 이런 음악성을 해외에 알리는데 부족함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우영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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