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백브리핑] 中, 새 세관규정 내세워 호주와인 수입 사실상 금지했다는데...

‘트레저리와인 에스테이트’ 와인/블룸버그‘트레저리와인 에스테이트’ 와인/블룸버그



중국이 새로운 세관 규정을 이유로 호주산 와인 수입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갑작스러운 수입절차 강화로 중국 통관이 막히면서 대중 수출 비중이 높은 호주 와인 업계는 울상을 짓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호주의 최대 와인 업체 ‘트레저리와인 에스테이트’ 제품들이 중국 통관절차를 넘지 못해 항구에 쌓여 있다고 보도했다. 마이클 클라케 트레저리와인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은 기존과 다른 새로운 검증 및 인증 프로세스를 도입했다”면서 트레저리와인뿐 아니라 호주의 다른 회사 와인도 중국의 새로운 검역절차 때문에 통관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그에 따른 피해 규모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호주는 지난해 전년 대비 51% 늘어난 7억5,000만달러 규모의 와인을 중국에 수출했다. 호주는 프랑스 다음으로 중국에 와인을 많이 수출하는 국가다.

■ 中, 수입절차 강화 이유는

내정간섭 차단법안에 반발

호주 상대로 무역보복 나서


중국이 겉으로는 세관 규정이 바뀌었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호주 의회가 지난 4월부터 ‘외국의 내정간섭 차단 법안’을 심의하는 데 반발해 호주를 상대로 무역보복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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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의 정치자금 지원과 첩보활동 감시를 강화하는 방안에 관한 내용을 담은 이 법안의 주요 대상국은 중국이다. 현재 호주에서는 자금력을 앞세운 중국이 정계와 재계 등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을 두고 내정간섭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친중국 성향의 상원의원이 중국계 기업에 정보를 건네주고 정치 후원금을 받은 혐의로 사임한 사건 등이 이어지자 반중국 기류가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이 남중국해와 바누아투에 군사기지를 건설하면서 호주와 중국 간의 정치적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WSJ는 이번 조처에 대해 “두 나라의 정치적 갈등이 경제 분야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밝히며 그동안 중국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와 관련해 한국에 무역보복을 가하는 등 외교관계가 껄끄러운 국가에 무역보복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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