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이 퇴임 하루 전인 28일 “후반기 2년 동안은 싸울 건 싸우더라도 일은 하면서 싸우는 그런 국민 눈높이에 맞는 국회가 돼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사실상 전반기 막을 내린 20대 국회는 이날 본회의 전까지 법안처리율이 27%에 그치는 등 ‘민생국회’와는 거리가 멀었다.
정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대결적 정치문화를 청산하고 다당제 체제에 걸맞은 협치의 모델을 확립해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의장은 임기 중 가장 아쉬운 점으로 개헌 불발을 꼽았다. 그는 “국회 개헌특위가 만들어지고 1년 반 동안이나 가동했는데 국회 개헌안 하나를 만들지 못한 것은 저의 예상이나 기대와 달리 참으로 부끄러운 성적표”라고 아쉬워했다. 다만 정 의장은 “국회는 18·19대부터 지속해서 개헌에 대한 연구를 해왔고 20대 들어 연구를 넘어 특위까지 운영해왔기 때문에 축적된 개헌 내용을 각 정파의 지도자들이 결단만 하면 언제든지 성사시킬 수 있다”며 개헌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 의장은 퇴임 이후 “다시 평의원으로 돌아가지만 공동체의 화합과 지속 가능한 미래, 더 큰 대한민국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 의장은 임기 동안 불체포특권 남용 막기, 친인척 보좌진 채용 문제 개선, 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 금지 등 국회 특권 내려놓기, 국회 청소근로자 직접 고용, 여야 합의에 따른 예산안 처리 관례 정착, 의회외교 강화 등의 성과를 냈다.
한편 29일 정 의장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국회는 수장 공백 사태를 맞게 됐다. 국회는 정 의장 임기 만료 5일 전 새 의장을 선출해야 했지만 여야가 원 구성 문제를 두고 대립을 이어가 새 의장단을 꾸리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