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교사 이양자(오른쪽) 씨가 지난 24일 기여금 1억 원을 모교인 부산대에 기부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부산대등록금을 못 내 중학교에서 쫓겨났던 한 여중생이 훗날 교사가 돼 평생을 모은 기여금 1억원을 모교인 부산대에 기부했다.
부산대는 부산대 사범대를 졸업하고 38년간 교사생활을 한 이양자(69·여) 씨가 정년퇴직하면서 받은 기여금(퇴직수당) 중 1억원을 발전기금으로 기부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씨는 지난 24일 열린 기부금 전달식에서 “38년간 교사생활을 한 사람이 무슨 돈이 많아 기부하겠느냐. 그러나 꿈을 이룰 기회를 준 모교 발전을 기원하고 기부 문화를 활성화하려고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씨는 지난 2010년 정년퇴직하면서 38년 교사생활 때 모아둔 기여금 1억5,000만원 중 일부를 미얀마·탄자니아 등지 우물파기와 학교 건립 사업에 후원했고 이번에 모교인 부산대 발전기금으로 1억원을 출연했다.
이 씨는 부산여고를 거쳐 지난 1969년 부산대 사범대 가정교육과에 입학했고 이후 1973년부터 38년간 서울에서 교사생활을 하다 2010년 수서중학교 교장을 마지막으로 은퇴했다.
이 씨는 “부산 영도에서 자란 어린 시절에 너무 가난했다. 초등학교 때는 육성회비를 못 내 선생님께 혼나고 중학교 때는 등록금을 못 내서 중간고사 시험을 치는 날 교실에서 쫓겨나 울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 씨는 이어 “형편이 어려운 어린 시절을 겪었지만 나눔 정신을 몸소 실천하신 할머니와 매일 노동으로 번 돈을 모아 초등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나눠준 지게꾼 이석순 씨 삶을 보고 인생관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거짓 사랑은 혀끝에 있고 참사람은 손끝에 있다’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아왔다는 이 씨는 “내가 부산대에 감사한다면 뭔가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기부 이유를 밝혔다./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