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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일 동국대일산한방병원장 “스트레스성 난임, 한약·침 치료 효과적”

[헬로 굿센터] 동국대일산한방병원 한방여성의학과

특허받은 배란착상방·온경탕과 침 병행

정자·난자 수정, 수정란 자궁 착상 도와

김동일 동국대 일산한방병원장이 난임 여성에게 문진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동국대 일산한방병원김동일 동국대 일산한방병원장이 난임 여성에게 문진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동국대 일산한방병원



“한방 난임 치료는 스트레스·과로 등으로 인한 난소 노화를 억제하고 정자·난자의 수정, 수정란의 자궁내막 착상이 잘 되게 도와줍니다.”

김동일 동국대 일산한방병원장(대한한방부인과학회장)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배란장애는 물론 나팔관·자궁 등의 평활근에 경련이 일어나 정자·난자가 만나 수정하고 수정란이 자궁내막으로 내려와 착상되는 게 방해를 받는다”며 “한약·침 치료는 스트레스를 완화해 원인불명의 난임 치료에 상당히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한방 치료만이 최선이라고 고집하진 않는다. 한방부인과 전문의인 그는 “난임의 기질적 원인이 명확하면 양방, 명확하지 않으면 한방 치료를 먼저 받는 게 좋다”고 잘라 말했다. “여성의 나이가 만 43세쯤 되거나 이미 시험관 시술을 4~5회 했는데 실패한 경우에는 한방·양방 치료 모두 임신 성공률이 현저히 떨어진다”고도 했다.


김 병원장은 특허를 취득했으면서도 처방을 공개해 널리 쓰이고 있는 배란착상방이나 온경탕 같은 한약은 자궁경부 점액을 맑고 투명하게, 잘 늘어나게 해준다. 특히 시상하부→뇌하수체→난소로 이어지는 내분비 기능을 정상화하고 황체호르몬의 작용과 골반 부위의 혈액순환, 자궁내막의 미세돌기 형성을 촉진해 수정란이 자궁내막에 잘 착상되도록 돕는다. 또 난임 시술 등으로 허약해진 몸을 보하고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 골반 혈류가 원활하지 않으면 난소로 가는 혈액이 줄어 폐경 등 생식노화가 빨라지고 자궁내막이 얇아져 착상이 어려워진다. 다만 배란착상방의 경우 열이 많은 여성, 자궁내막염이 있는 여성에겐 별 효과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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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병원장은 “양방 난임 시술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한방 난임 치료를 받는 여성 10명 중 6명은 한방·양방 난임 치료를 동시에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건강보험 덕분에 양방 난임 시술을 받는 여성의 그 비중이 과거보다 2배가량 늘어났다.

그는 난임 여성들에게 난임 시술 등으로 허약해진 몸을 보하고 혈류를 개선하는 한약 치료를 1~3개월가량 한다. 이어 의사가 과배란을 유도하는 호르몬 요법과 난자채취를 전후해 침 치료로 스트레스·불안·통증을 완화한다. 자궁혈·관원혈 등에 침을 놓으면 세로토닌·엔도르핀 분비가 늘고 부신피질의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줄어든다. 의사가 수정한 지 며칠 된 배아를 자궁에 이식할 무렵에는 착상을 돕고 유산예방 효과가 있는 수태환·배란착상방 같은 한약을 처방한다.

김 병원장은 “양방·한방 간에 체계적 협진이 이뤄지지 않고 난임 여성의 선택에 의한 ‘소비자 주도 협진’이 이뤄지다 보니 의사·한의사 간 정보공유가 안 돼 아쉬움이 많다”며 “정부가 나서서 효과적인 양·한방 협진 표준 모델을 만들고 양약·한약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시험관 시술과 침 치료를 병행해 임신율을 높이는 임상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다수 발표했다. 김 병원장은 “미국에서 침 치료를 병행한 경우 유산율까지 낮추지는 못했지만 우리나라에서 그런 임상을 할 경우 한약 등이 추가되기 때문에 협진 치료의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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