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 박사
운전을 하다 보면 불법 주정차 된 자동차 때문에 시야 확보가 안 돼 사고가 날 뻔한 경험이나 도로 위 교통체증이 유발되는 광경이 자주 발생한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분석한 결과 불법 주정차로 인한 교통사고 규모는 최근 5년간 지속적으로 늘어나 연평균 발생 빈도는 22.8%, 지급보험금은 27.7%가 증가하면서 전국적으로 피해 규모가 약 3,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불법 주정차에 따른 대기오염이나 교통체증까지 더하면 그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불법 주정차 사고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먼저 불법 주정차 사고의 규모와 지역별 위험성을 파악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사고통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다만 불법 주정차 사고는 주로 경미한 사고가 많아 경찰 신고 비율이 매우 낮기 때문에 경찰 통계만으로는 구축이 쉽지 않을 것이므로 손해보험업계(손해보험협회)와 사고통계 구축을 위한 민관 협력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불법 주정차로 인해 사회적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 대해서는 일본에서 시행 중인 지역별 과태료 차등화 방안 도입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서울에서 불법 주정차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강남구의 경우 서울시 평균 대비 1.3배 이상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지역별 차등화 과태료 적용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면도로를 포함한 노상 불법 주정차 예방과 단속을 시행하고 있는 해외 사례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영국은 이면도로 교차로 부근의 불법 주정차 예방을 위해 더블레드라인(이중 붉은 실선)을 표시해 운전자에게 명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미국에서는 불법 주정차 차량의 앞유리에 부착하는 ‘바너클’이라는 불법 주정차 단속 도구를 통해 강력한 주차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