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한화큐셀, 美 최대 태양광모듈 공장 짓는다

조지아주·휫필드카운티와 MOU

1.6GW 규모…2019년 상업 생산

김동관式 세이프가드 정면돌파

경영능력 또 한번 시험대에 올라

한화큐셀이 세계 2위 태양광 시장인 미국에 생산 기지를 짓는다. 중국 태양광 기업들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올 초 세이프가드가 발동돼 앞으로 경영환경이 악화할 수 있는 미국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한화큐셀코리아는 29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휫필드카운티와 미국 최대 태양광 모듈 공장을 건설하는 다자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아직 정확한 투자 규모 등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1억5,000만달러(약 1,65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조지아주정부와 휫필드카운티는 공장 부지 무상제공, 법인세 혜택 등 3,000만달러(330억원) 이상의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며 공장이 가동되면 약 500명의 신규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3115A12 한화큐셀



신규 공장은 올해 착공해 내년 중 상업생산을 시작한다. 신규 공장 규모는 1.6기가와트(GW) 수준으로 완공되면 미국 내 최대 태양광 모듈 공장이 된다. 이렇게 되면 한화큐셀의 전체 모듈생산능력은 10.1GW로 확대돼 중국 기업들을 제치고 모듈 생산능력에서도 세계 최고 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화큐셀코리아는 이전부터 미국 공장 건설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해외 투자보다는 국내 투자에 무게를 두고 있어 실제 미국 현지 생산시설 건설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2016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충북 진천 한화큐셀 공장을 방문해 “제조원가가 낮은 말레이시아에서 국내로 변경하게 된 이유도 국내에서의 고용증대와 태양광 산업의 전략적 육성이라는 사명감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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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에 한화큐셀코리아가 전격적으로 미국 모듈 생산 공장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올해 2월 미국 정부가 한국산 태양광 셀과 모듈에 최대 30%의 관세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를 발동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태양광 시장이며 지난 7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41.8%로 중국 다음이다. 올해는 세이프가드 발동 영향으로 다소 위축될 수 있지만 오는 2019년 이후에는 다시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이 예상된다. 중국 시장은 중국 태양광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만큼 한화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 시장은 사실상 한화큐셀의 최대 시장이며 이런 시장을 제외하고 미래 성장 전략을 확보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은 사실 김 회장이 추진했다. 태양광이 침체기에 접어들기 시작하던 2011년 10월 김 회장은 그룹 창립기념사에서 “태양광과 같은 미래 신성장 사업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투자하며 그룹의 새 역사를 이끌 소중한 토대로 키워가야 한다”며 태양광 사업의 본격적인 추진을 알렸다. 하지만 현재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을 사실상 이끌고 있는 사람을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다. 한화큐셀을 세계 최고의 태양광 기업으로 탈바꿈시킨 것 역시 김 전무의 힘이 컸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이번 공격적 투자의 결과가 김 전무의 경영 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또 한 번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본다. 한화큐셀의 경영 실적이 이전보다 개선되기는 했지만 최근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태양광 모듈 가격은 공급 과잉으로 약세를 지속하는 등 업황이 마냥 좋지는 않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태양광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엄청나지만 경쟁 역시 극심하다”며 “중국 기업의 견제를 뚫고 태양광 사업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면 김 전무의 경영 능력에 대한 신뢰도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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