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사장은 최근 겸직하고 있던 세아특수강 사내이사 자리를 내놨다. 이로써 이 부사장은 세아홀딩스와 세아베스틸에만 집중하게 됐다. 이 부사장은 2015년부터 3년간 세아특수강에서 사업 전략 부문 임원을 맡아왔다. 볼트, 너트 소재를 만드는 세아특수강은 세아베스틸과 함께 세아그룹 내 특수강 부문 핵심 계열사로 분류된다.
이 부사장이 세아특수강의 경영권을 내려놓은 때는 세아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된 시기와 맞물린다. 이 부사장은 삼촌인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에 이어 지난 4월 세아홀딩스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업계에선 일련의 과정을 두고 이 부사장이 그룹 전체를 총괄하기 위해 주변 정리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세아그룹은 특수강과 강관·판재 사업 등 두 축으로 나뉘어 있는데, 이 중 특수강 부문의 정점에 위치한 게 지주회사 세아홀딩스다. 세아홀딩스 밑으로 사업회사인 세아베스틸, 세아특수강 등이 병렬적으로 연결돼있는 구조다. 특수강 부문 컨트롤타워인 세아홀딩스를 책임지는 자리에 오른 이 부사장으로선 계열사 경영 부담을 줄일 필요가 생긴 것이다.
부담을 덜어낸 이 부사장은 특수강 사업 역량 전반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최대 현안은 해외 판매처 확보다. 세아그룹은 2010년대 초반까지 국내 특수강 시장을 주도했지만 2014년 동부특수강을 인수한 현대제철이 설비 증설로 세아베스틸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업계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국내 자동차 산업의 성장세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현대차가 특수강 물량을 같은 그룹사인 현대제철에 맡길 우려가 커지는 상황.
세아베스틸 대표와 세아특수강 전략 담당 임원을 겸임한 이 부사장이 해외 거점 확보에 총력을 다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부사장은 부임 후 글로벌 마케팅 조직 역량을 강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유럽, 일본 등 글로벌 탑 메이커사에 납품을 추진하는 형태로 글로벌 매출을 확대시켜 나갔다. 덕분에 세아베스틸과 세아특수강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보다 각 18%, 30% 이상 뛰었다. 이 부사장은 이 같은 경험을 살려 세아홀딩스에서도 특수강 사업 부문의 해외 거점 확보 전략을 짜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승계 작업을 마무리 짓고 ‘3세 경영’ 굳히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부사장은 고 이운형 전 세아그룹 회장의 아들이다. 2013년 고 이 회장이 갑작스럽게 작고하면서 세아그룹 지분을 상속받았는데 올해까지 최대 1,5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납부해야 한다. 세아제강 지분을 팔아 자금을 마련해온 이 부사장은 남은 지분(4.2%)을 추가로 내놓고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촌인 이주성 세아제강 부사장이 이끌고 있는 세아제강도 최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결정한 만큼 세아그룹 내 ‘사촌 경영’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이 부사장이 현재까지 상속세 중 현재 5분의 4 정도를 납부한 걸로 알고 있다”며 “하반기 중 가진 지분 일부를 더 내놓고 승계 작업을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