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30일 주요 대기업 대표들과 직접 만나 대·중소기업 상생협력과 개방형 혁신을 위해 머리를 맞대자고 제안했다. 대기업이 기술탈취와 납품단가 인하 등 그동안의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 중소기업을 돕는다면 정부도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도 재확인했다.
홍 장관은 이날 오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상생협력과 개방형 혁신을 위한 간담회’에서 대기업 전문경영인(CEO)들에게 “혁신성장을 위해선 개방형 혁신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협력하는 데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여승동 현대자동차 사장, 장인화 포스코 사장, 정찬수 GS 사장, 유웅환 SK텔레콤 센터장, 이방수 LG디스플레이 부사장, 오성엽 롯데 부사장 등 대기업 대표 13명이 참석했다. 최근 중기부가 발표한 상생협력 대책과 기술탈취 근절 대책을 설명하고 대기업 참석자들이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홍 장관은 “대기업이 기술을 탈취하고 납품단가를 깎으면 중소기업은 더 이상 기술개발을 하지 못하고 대기업도 경쟁력 확보가 어려워진다”며 “중소기업의 기술은 비밀이 보장, 보호돼야 하며 납품단가도 제값이 매겨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궁극적으로 대기업에 이익이 되는 일이다. 대기업 대표와 임원 여러분은 부디 중소기업 기술을 보호하고 정당한 납품단가를 보장해 달라”고 당부했다.
홍 장관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에 앞장서는 대기업들을 직접 거론하며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겠다고도 약속했다. 그는 “사내 벤처프로그램을 만들어 창업기업을 지원하는 삼성, 오픈 이노베이션 거점을 만든 현대차, 창업펀드를 운영하는 두산 등 대기업들이 개방형 상생·혁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매우 희망적인 모습”이라며 “정부도 다양한 정책을 통해 이를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올해 2,000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대기업이 스타트업 투자펀드를 조성하면, 모태펀드가 펀드의 부족분을 메워 주고, 모기업이 사내벤처에 먼저 투자하면 정부가 매칭해 지원하는 사내벤처 활성화 프로그램도 연간 100억원 규모로 운영할 예정”이라며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4차 산업혁명 연구개발(R&D)을 공동 추진할 때도 정부가 자금을 매칭해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대기업 대표들은 현재 추진 중인 상생협력 사례들을 발표하고 정부 정책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정부와 함께 공정거래 문화 확산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공유하면서도 대기업 입장에서 협력 추진의 애로 사항 등도 함께 건의된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대ㆍ중소기업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폐쇄형 혁신에서 벗어나 외부의 혁신역량을 적극 수용하고 대·중소기업간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개방형 혁신이 필수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