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PGA 메모리얼 토너먼트 31일 개막] 다섯번 우승한 호랑이 전용사냥터, 황제복귀식 열기에 딱

발스파 2위·파머 5위…샷 담금질

통산 5회 우승 대회 3년만에 출격

니클라우스 "우즈는 노력형 선수

이번주 우승해도 놀라지 않을 것"

토머스·파울러·스피스 호시탐탐

지난해 찍힌 우즈의 머그샷.지난해 찍힌 우즈의 머그샷.




웃음꽃 핀 우즈 /AP연합뉴스웃음꽃 핀 우즈 /AP연합뉴스


딱 1년 전이었다. 오랜만에 언론에 공개된 타이거 우즈(43·미국)의 모습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었다. 반쯤 풀린 눈의 넋 나간 얼굴로 억지로 정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범죄자 식별사진, 이른바 머그샷이었다.

엔진이 켜진 승용차 안에서 잠든 채 발견돼 음주운전이 의심되던 상황. 조사 결과 술이 아닌 약물 과다복용이었다. 우즈는 4번째 허리 수술 뒤 힘든 재활로 고통받고 있었다. 사람들은 머그샷의 주인공으로 전락한 우즈가 갈 데까지 갔다고 했다. 끝내 재기는 어려울 것이고 경찰이 공개한 사진이 골프황제의 마지막일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그러나 정확히 1년 후인 지금 우즈는 건강한 몸으로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으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약물 회복 프로그램을 거쳐 지난해 말 코스로 돌아온 그는 발스파 챔피언십 공동 2위,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 공동 5위, ‘제5의 메이저’라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공동 11위의 성적을 냈다. 올 시즌 평균 타수 13위(69.98타), 평균 드라이버 샷 24위(305.3야드)의 퍼포먼스를 앞세워 언제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은 강자 중 한 명으로 다시 자리 잡았다.


복귀 후 첫 우승이 이번주에 나와주면 절망적이었던 1년 전과 대비돼 가장 극적인 스토리가 쓰일 것이다. 마침 31일(이하 한국시간)부터 오하이오주 더블린의 뮤어필드빌리지GC(파72)에서 열리는 메모리얼 토너먼트(총상금 890만달러)는 우즈가 통산 5번(1999~2001, 2009·2012년)이나 우승한 대회다. 2012년 이 대회 우승은 전설의 잭 니클라우스와 PGA 투어 73승 동률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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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PGA 투어 79승을 쌓은 우즈는 이 대회 출전이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우즈가 익숙한 사냥터로 돌아왔다”고 했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이후 약 3주 만에 대회에 참가하는 우즈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지난주 포트워스 인비테이셔널 우승자 저스틴 로즈(영국),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 제이슨 더프너(미국)와 1·2라운드를 동반플레이 한다.

뮤어필드에서 우즈만큼 강한 사람은 없지만 버금가는 강자들은 많다. 세계랭킹 1위 등극 후 첫 대회에 나선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지난해 이 대회 공동 4위에 올랐다. 리키 파울러(미국)는 지난해 공동 2위의 기억을 안고 나왔다. 더스틴 존슨, 조던 스피스, 버바 왓슨(이상 미국), 제이슨 데이(호주)도 우승후보로 모자람이 없다. 3월 아널드파머 대회 우승 이후 조용하다 최근 유럽 투어 BMW PGA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도 나온다. 한국인 출전자는 최경주·김시우·안병훈·강성훈·김민휘·배상문이다.

우즈는 집에서 뮤어필드로 곧바로 가지 않았다. 뉴욕 롱아일랜드의 시네콕힐스GC를 들러 연습 라운드를 돌았다. 2주 뒤 메이저 US 오픈이 열리는 곳이다. 우즈의 14번째이자 마지막 메이저 우승은 10년 전인 2008년 US 오픈(토리파인스GC)에서였다. US 오픈이 시네콕힐스에서 열리는 것은 14년 만이다. ESPN은 “우즈가 현장 예습으로 US 오픈 준비를 시작했다”고 했다. 니클라우스는 30일 “우즈는 내 메이저 최다승 기록(18승)을 깰 수 있다”는 단골 코멘트를 다시 꺼내며 “우즈는 노력형 선수다. 그가 이번주 우승해도 나는 조금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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