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8년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PC, 모바일 등 플랫폼에서 진행되는 게임 콘텐츠 경기대회를 일컫는 e스포츠는 이미 하나의 문화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국내외 주요 e스포츠 경기는 이미 TV 채널을 통해 생중계로 전파되고 있다. 주요 동영상 콘텐츠 서비스에서 발표하는 ‘가장 많이 본 동영상 순위’ 최상위권에도 항상 게임 중계 영상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e스포츠는 비단 국내에서만 인기를 끌고 있는 게 아니다. 미국, 중국을 포함해 유럽 주요 국가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같은 트렌드는 e스포츠가 1조 원 규모의 거대 시장을 형성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물론 e스포츠 시장의 흐름을 이끄는 중심에 ‘e스포츠 종주국’인 대한민국이 있음은 전 세계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포춘코리아가 대한민국에서 시작돼 단순한 놀이문화를 뛰어넘어 하나의 어엿한 중견 시장으로 발돋움한 e스포츠 시장의 현황과 전망을 살펴봤다.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지난해 7월 30일 저녁, 약 1만 여 명의 사람들이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해변에 운집해 무언가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객석 앞에 세팅된 무대 불이 켜지고, 3040 세대의 추억을 자극하는 낯익은 아나운서 목소리가 나오며 행사가 시작됐다.
이날 행사에선 노래, 춤, 연기 같은 퍼포먼스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저 극도의 흥분을 감추지 못한 해설자의 목소리, 뜻을 알 수 없는 외계어와 기계음, 그리고 헤드폰을 낀채 PC 모니터 화면에 집중하며 키보드와 마우스를 조작하는 남성들 모습만이 가득했다.
이날 행사는 글로벌 게임사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인기 게임 콘텐츠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론칭 기념으로 열린 ‘레전드 매치’ 이벤트였다. 임요환, 홍진호, 기욤 패트리, 국기봉, 박정석 등 90년대 후반 e스포츠 태동기를 이끌었던 선수들이 대거 참가해 경기를 펼쳤다. 이날 이곳에 모인 관객들은 학창시절 즐겨 했던 스타크래프트 경기를 다시 접하며 추억을 회상하기도 했다.
◆스타크래프트에서 출발한 e스포츠 역사
이번 이벤트가 열린 광안리해수욕장은 e스포츠 업계에선 ‘성지(聖地)’로 불리는 곳이다. 스타크래프트 인기에 힘입어 e스포츠가 전성기를 구가했던 2004년과 2005년, 광안리에서 열린 스타크래프트 결승전을 보기 위해 무려 10만 명의 관중이 모였던 곳이다 . 이는 당시 스타크래프트로 상징되는 e스포츠의 인기를 짐작케 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e스포츠는 스타크래프트가 출시, 그리고 그로 인해 PC방이 활성화 된 1990년대 후반부터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그 전에도 물론 e스포츠는 사이버 애슬릿(Cyber athlete), 프로게이밍(Progaming) 같은 다른 이름으로 불리며 존재했다. 하지만 당시 e스포츠는 전문화된 체계나 시장, 플랫폼 없이 소수의 선수들이 모여 그들만의 리그로 대회를 진행했다. 단순히 각자 낸 점수를 비교하는 방식의 게임이었다. 같은 플랫폼 내에서 경쟁을 펼쳐 승패를 겨루는 방식은 아니었다.
그러다 스타크래프트가 ‘단순 비교와 순위 측정’ 영역에서 ‘경쟁과 승패’의 영역으로 e스포츠를 한 차원 높게 이끌었다. 사실 초창기 e스포츠는 지금처럼 거대한 규모의 대회나 경기는 아니었다. 1990년대 말 스타크래프트 인기로 PC방이 우후죽순 생기자, 몇몇 PC방 프랜차이즈가 자체적으로 소규모의 대회를 열기 시작했다. 대회 참가자는 대부분 PC방 단골손님이었고, 우승상품 또한 ‘PC방 무료 사용권’, ‘마우스와 키보드’, ‘간식 쿠폰’ 처럼 소소한 것들이 전부였다.
게임대회에 대한 반응이 생각보다 뜨겁자 PC방 프랜차이즈는 대회 참가 범위를 동네단위에서 구 단위, 구 단위에서 시 단위, 시 단위에서 전국 단위로 확대했다. 그후 ‘코리아 게임 리그(KPGL)’, ‘배틀탑’, ‘넷클럽‘ 등 나름의 고유 브랜드를 앞세운 전국 게임대회가 개최되기 시작했다.
이때 탄생한 새로운 직업이 바로 ‘프로게이머’다. 그리고 프로게이머의 정의는 2000년을 기점으로 변화한다. 2000년 이전 프로게이머는 ‘프로게임리그, 혹은 규모가 큰 게임대회에서 상위권에 입상하거나 프로게임단에 소속된 게이머’로 정의됐다. 하지만 2000년 이후엔 당시 문화체육관광부가 프로게이머 등록 제도를 시행해 ‘유관 기관의 인증을 받아 지속적 또는 직업적으로 게임대회에 참여하는 자’로 정의가 바뀌었다. 그렇게 프로게이머가 하나의 직업으로 정의된 2000년 이후, 국내에 공인 프로리그가 본격적으로 출범하게 된다. 케이블의 ‘게임 전문 채널’을 중심으로 각종 대회와 리그 경기가 생중계되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부터였다.
이를 통해 e스포츠는 단순 마니아층만을 위한 게임 대회에서 전 세대를 아우르는 문화 콘텐츠로 성장을 도모할 수 있었다. 전직 프로게이머 출신 개발자 A씨는 말한다. “당시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는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엄청났습니다. 게임 플레이 하나하나에 관객들이 열광하는 함성이 너무 크다 보니 게임 속 사운드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였어요. 오죽하면 이어폰을 착용하던 대다수 선수들이 보다 조용한(?) 게임 환경을 위해 큰 헤드폰으로 바꿔 끼고 경기를 했을 정도였죠. 최근에는 e스포츠에 포함되는 게임이 상당히 다양해졌지고 선수들도 많아졌습니다. 당연히 처우도 좋아졌죠. 무엇보다 e스포츠가 하나의 시장이자 플랫폼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이 1세대 게이머로서 매우 뿌듯합니다.”
현재 e스포츠 종목으로 공식 인정받고 있는 콘텐츠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스타크래프트와 오버워치,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LOL), 넥슨의 피파온라인 등 10여 개다. 거기에 모바일 플랫폼과 해외 리그까지 합치면 그 숫자는 더욱 늘어난다.
◆e스포츠 종주국인 한국의 아쉬운 현실
앞서 수차례 언급했듯, 우리나라는 e스포츠 종주국으로 불린다. 거기에는 다양한 근거가 존재한다. 기자가 만난 한 글로벌 게임사 임원은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고 있는 대다수 e스포츠 1위 선수가 한국인이라는 점만 봐도 e스포츠 종주국의 힘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게임업계 전문가는 “e스포츠 생태계 진입을 목표로 하는 게임사들이 가장 애착을 갖는 시장 중 하나가 바로 한국”이라며 “이는 ‘종주국에서의 인기가 곧 e스포츠 성공의 척도’가 된다는 모종의 인식이 자리 잡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한국이 e스포츠 종주국이라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한국을 ‘e스포츠 시장의 롤 모델’이라고 평가하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음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곧 시장의 높은 성숙도와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글로벌 e스포츠 업체 관계자 A씨는 한국 시장을 이렇게 평가했다. “한국에서 펼쳐지는 e스포츠 대회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선수들의 실력과 경기 외적인 퍼포먼스, 스타성 모두가 매우 훌륭합니다. 해외에서도 한국 선수들의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 팬들이 전체 관중의 80~90%를 차지할 정도니까요. 그러나 시장은 조금 어수선하다고 생각합니다. 뭔가 시장의 구성요소들이 결합 되지 않고 겉도는 모양새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A씨 뿐만 아니라 상당수 업계 관계자들도 국내 e스포츠 시장에 관해 같은 문제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핵심은 효과적인 운영능력의 부재다. 국내 e스포츠 시장은 e스포츠 게임단 중심으로 움직인다. 대다수 게임단은 게임분야와 무관한 기업들이 ‘마케팅’ 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모기업 대부분은 게임단 운영을 통한 이윤 창출을 노리지 않는다. 당연히 게임단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전략이 부재할 수밖에 없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운영 중인 게임단의 경우, 미디어, 테크 등 e스포츠 생태계를 구성하는 파트너사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기업 마케팅 도구로서의 역할에 머문다면 국내 게임단의 생명은 결코 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반대 의견도 있다. 모기업의 안정적인 지원이 있어야 초기 시장에 안착할 수 있고, 더욱 안정된 경기력도 뽐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를 제외한 대다수 해외 게임단은 ‘기업팀’이 아닌 ‘클럽팀’ 체제로 운영된다. 선수와 단장, 운영인력 등 소규모로 구성된 클럽팀은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모기업 차원의 관리나 지원이 없어도 자체 마케팅과 스폰서 확보, 투자 유치를 통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한 e스포츠 게임단 관계자는 “기업팀은 기존 국내 스포츠 리그에서 파생된 특이한 것으로, 다른 나라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시스템”이라며 “기업들도 클럽팀의 운영전략을 벤치마킹해 자사 게임단의 건강한 생존을 위한 다방면의 전략을 선보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 밖에도 게임사와의 협력이 필수라는 지적이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다수 게임리그는 e스포츠를 중계하는 방송사나 이와 유사한 플랫폼에서 운영했다. 중계사와 관련 플랫폼이 게임사와 손잡고 리그를 만든 뒤, 게임단이 합세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게임사가 직접 리그를 운영하는 방식이 e스포츠 트렌드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국내 최대규모의 리그오브레전드 리그였던 ‘롤 리그’의 경우, 지난 2015년을 기점으로 중계채널인 온게임넷(현 OGN)에서 개발사인 라이엇게임즈로 운영권이 넘어왔다.
게임사와 게임단의 상생은 e스포츠 시장 전체에 생동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우선 게임사의 경우, 게임단과의 협력을 통해 e스포츠 종목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명확한 목적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지금도 수많은 게임사 CEO들과 최고마케팅경영자(CMO)들이 e스포츠 업계를 파악하기 위해 게임단 관계자를 만나고 있다.
새로운 종목의 발굴은 게임단 입장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게임단은 e스포츠 특유의 ‘불확실한 인기 지속성’을 고민하고 있다. 새로운 게임이 등장할 경우, 기존에 있던 게임의 인기는 급격한 하락세을 겪을 수 있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스타크래프트의 인기가 리그오브레전드라는 신생 주자 등장 이후 급락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아이러니하게도 스타크래프트는 후속작 스타크래프트2 부진 이후 다시금 재조명을 받으며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급격한 인기 하락은 극단적으로 게임단 해체라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실제로 스타크래프트2의 경우 시청률, 화제성 측면에서 부진하자 많은 기업들이 프로팀 및 리그 스폰서 후원 철회를 선언했다. 그리고 이는 스타크래프트2 프로팀의 연쇄 해체라는 극단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글로벌 e스포츠 기업 젠지(Gen.G)의 아놀드 허 글로벌 성장 책임자(CGO)는 “게임사와 게임단을 포함한 e스포츠 기업은 서로가 발전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며 “e스포츠 발전을 위한 성공적인 파트너십이 형성된다면 시장 전체가 성장할 수 있는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익 모델 개선·스타 마케팅으로 활로 찾아야
시장조사업체 뉴주에 따르면 세계 e스포츠 시장은 올해 9억 600만 달러(약 9,800억 원) 규모로 성장하며 1조 원 시대에 바짝 다가설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e스포츠 시장도 2016년에 860억 원을 기록하며 올해는 1,000억 원대 진입이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상황이 그리 녹록한 건 아니다. 최근 몇 년 간 국내 e스포츠 시장은 ‘종주국’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내우외환에 시달렸다. 우선 e스포츠 시장을 총괄하는 한국e스포츠협회가 전임 회장의 뇌물수수 혐의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주력 회원사 몇 곳이 협회 탈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그 사이 중국 e스포츠 시장이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막대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굵직한 주요 게임 리그 유치에 성공하고 있다. 내로라하는 국내 리그 선수들 중 일부가 중국 리그로 빠져나가면서 국내 e스포츠 경쟁력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기도 하다.
대다수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e스포츠 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핵심 키워드로 ‘수익 모델 다양화’와 ‘스타 선수 육성과 마케팅’의 두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수익 모델 다각화를 위해선 e스포츠 기업, 게임사, 방송 미디어, 스폰서 등 시장 구성 요소 간의 관계 재정립이 필요합니다. 예컨대 스폰서의 경우, 단순히 선수 유니폼에 스폰서 로고를 새기는 것에서 벗어나 경기 중간 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재밌는 프로그램이나 콘텐츠를 선보이는 게 필요하죠. 그렇게 스폰서와 관객 간의 유대관계를 형성한다면 또 다른 방식의 수익 모델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방송 미디어 역시 TV를 넘어 PC, 모바일 등으로 플랫폼을 다양화하고, 동영상 콘텐츠를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방안을 연구해야 합니다. 물론 그런 과정에서 기업, 게임사, 스폰서 간 원만한 협의와 협력이 뒷받침돼야 하겠죠.”
스타 선수 마케팅도 주요한 수익 모델로 발전할 수 있다. 마이클 조던(NBA), 데릭 지터(MLB), 리오넬 메시(라리가) 등 스타 선수가 리그의 세계화를 이끌었듯, 스타 선수의 발굴·육성은 e스포츠 성장에 상당 부분 기여 할 수 있다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도 점차 생겨나고 있다. 리그오브레전드 리그에서 ‘페이커(Faker)’로 유명한 이상혁(22) 선수는 웬만한 한류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미국, 중국, 동남아, 유럽 등에서 현지 팬클럽이 다수 운영되고 있을 정도다. 세계 1위의 실력도 인정받으며, 소속팀인 SK텔레콤 T1팀과 국내 e스포츠 사상 역대 최고금액으로 재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아놀드 허 젠지 CGO는 말한다. “리그의 성장을 위해선 좋은 경기를 펼치는 것은 물론,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좋은 팀을 많이 보유하는 게 유리합니다. 하지만 존재만으로 하나의 브랜드가 될 수 있는 스타 선수를 키우는 것도 좋은 팀을 보유하는 것 못지않게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제 막 대중화의 길목에 접어든 e스포츠 산업에선 스타의 힘이 더욱 절실할 수 있는 거죠. 그렇게 성장한 스타 선수는 소속팀, 소속 리그를 넘어 e스포츠 전체를 알리는 일종의 ‘앰배서더(Ambassador)’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선수들이 자신들의 브랜드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키워나갈 수 있도록, 선수들의 언행이나 행동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가 필요한 이유죠. 이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많은 10대 게임 유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까요.”
이미 해외에선 e스포츠를 어엿한 주류 문화의 일부로 보고 있다. 게임과 무관한 일부 주요 글로벌 기업들도 이미 e스포츠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기 시작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서 e스포츠 시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담은 보고서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기도 하다.
종주국이라곤 하지만 여전히 국내 e스포츠 산업은 갈 길이 멀다. 여전히 ‘소수 마니아들만을 위한 시장’이라는 인식도 강한 게 사실이다. 반면 해외에선 한국 시장을 여전히 주목하고 있다. 무엇보다 세계에서 가장 게임을 잘하는 선수들과 팀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한국 e스포츠가 가진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다.
정 연구위원은 말한다. “현재 10대 청소년들이 자라서 경제적 능력을 갖게 되는 10여 년 후에는 e스포츠가 지금의 프로야구, 프로축구와 같은 위상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기업들이 보다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e스포츠 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는 이유죠. 게다가 최근에는 PC 플랫폼 게임을 넘어 모바일 게임에서도 e스포츠 리그가 탄생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게임 플랫폼의 다양화는 e스포츠 성장세의 또 다른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봐요. 국내에서도 이 같은 트렌드를 잘 읽어 앞서 가는 전략을 제시한다면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높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