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이 보유중이던 삼성전자 주식을 대량매매 형식으로 매각했습니다. 이들 회사들이 매각한 삼성전자 주식 지분은 전체의 0.42%에 해당합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 정부 관계자들이 최근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를 겨냥해 쓴 소리를 한 이후 처음으로 나온 삼성그룹의 조치여서 이번 지분 매각이 관심을 끌 고 있습니다. 김상용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했습니다. 두 회사가 매각한 삼성전자의 주식을 지분으로 환산하면 0.42%에 해당합니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 보유 지분율이 8.27%에서 7.92%로, 삼성화재는 1.45%에서 1.38%로 줄어들었습니다. 두 회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9.72%에서 9.3%로 낮아졌습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이 삼성전자 주식을 이처럼 서둘러 매각한 것은 우선 삼성전자의 자사자 소각 방침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에 자사주 소각 방침을 밝히고 5월에 4조8,75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습니다. 또 나머지 절반의 자사주는 올해 안에 매각한다는 방침입니다.
따라서 자사주 매각 이후에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기존 지분율은 9.72%에서 10.45%로 증가해 10%를 넘어섭니다. 이 경우 그룹 금융 계열사의 제조계열사 지분 보유를 10% 이내로 제한하고 있는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의 기준을 넘어서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인터뷰] 김용국 삼성생명 수석
“삼성전자가 예정대로 자사주를 소각하면 삼성금융계열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이 10%를 넘어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리스크를 조기에 해소하려는 목적에서 삼성전자 지분을 일부 매각하게 된 것입니다.”
또 다른 배경으로는 국회에서 발의된 보험업법 개정안을 의식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현재 총 자산 대비 3% 이상 주식 소유 제한 기준을 취득가액에서 시가 기준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은 시가 기준 3% 초과분인 18조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야 합니다.
삼성그룹의 경우 이재용 부회장 등이 삼성물산을, 그리고 삼성물산이 삼성생명을, 삼성생명이 다시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순환출자 구조로 돼 있는 상황에서 삼성생명이 보험업법 개정안 통과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매각할 경우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서도 큰 변화가 불가피해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