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트럼프 “하루 회담으로 다 할 수 없어”... 남북미 종전선언 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공군기지에서 전용기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북한 대표단이 금요일(6월1일)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하기 위해 워싱턴DC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하고 있다. /앤드루스공군기지=A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공군기지에서 전용기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북한 대표단이 금요일(6월1일)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하기 위해 워싱턴DC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하고 있다. /앤드루스공군기지=AP연합뉴스



3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북미 고위급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 데 이어 6월1일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된다. 이에 국제사회의 관심도 한반도 비핵화를 넘어 남북미 3자 종전 선언이라는 또 다른 ‘빅 이벤트’로 빠르게 확대되는 분위기다. 종전 선언이 이뤄지면 지난 65년 동안 한반도를 짓눌러온 군사적 긴장감이 해소됨은 물론 동북아를 넘어 전 세계 정세에 큰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북미 정상회담이 당초 예정대로 다음달 12일 열리기를 희망한다”면서 “하루 일정의 정상회담으로는 모든 문제를 논의할 수 없다”고 말한 점도 종전 선언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바람대로 북미 정상회담 일정이 연장되고 남북미 종전 선언까지 이뤄진다면 싱가포르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큰 역사적 장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0일부터 이틀 동안 철통 보안 속에 이뤄진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선전부장의 뉴욕 행보를 공개한 사람은 다름 아닌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 부위원장과 회동하기 전부터 트위터를 통해 “북미 정상회담 논의를 위한 김 부위원장과의 뉴욕 회동을 기대하고 있다”며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부위원장과의 만찬 현장 사진도 직접 트위터에 올렸다. 공식 발표에 앞서 두 사람의 행보를 거의 실시간으로 대외에 공개함으로써 북미 고위급회담 결과에 대해 자신감을 보인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로 인해 김 부위원장이 뉴욕에 체류하는 동안 한반도 종전 선언에 대한 기대감이 급격히 커졌다. 종전 선언은 북한이 CVID에 대한 상응 조치로 요구하고 있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보장(CVIG)’의 주요 축이다. 다시 말해 비핵화 논의에 자동 연동되는 사안이다. 결국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둘 경우 문재인 대통령이 싱가포르 현장에 바로 합류해 남북미 3자 종전 선언을 하게 되는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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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시나리오의 현실화 가능성에 대해 백악관은 이미 30일 “우리는 동맹국들과 계속 조율하고 있다”는 답변을 내놓으면서 남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29일 트위터를 통해 북미 양측의 실무접촉과 관련해 “북미 정상회담과 ‘그 이상의 것(and more)’을 위한 접촉들”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비핵화 이상의 논의와 추가 회담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예고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김 부위원장이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에 종전 선언과 관련된 내용이 담겼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청와대도 신중한 자세를 취하면서도 남북미 정상회담 및 종전 선언에 대한 가능성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31일 “남북미 정상회담은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연동돼 있다”며 “미리 준비하거나 대비할 생각은 전혀 없다. 통보가 올지, 안 올지 모르지만 (북미가) 통보해오면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뉴욕뿐 아니라 판문점 의제 협상팀과 싱가포르 의전 협상팀도 계속 북한과 논의를 이어갔다. 특히 싱가포르에서는 센토사섬의 카펠라호텔과 본섬의 샹그릴라호텔 등지에서 북한과 미국 관계자들이 호텔을 점검하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회담 개최 유력 장소로 주목을 받았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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