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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끔한 예방주사 맞고...'신태용호'출항

'가상 스웨덴' 보스니아와

월드컵 출정식서 1대3 敗

뻥 뚫린 수비...불안감 여전

이재성, 완패 속 찾은 소득

오늘 최종 엔트리 발표

손흥민(왼쪽) 등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1일 전주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출정식에서 대형 태극기를 들고 그라운드를 돌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이에 앞서 열린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와의 평가전에서는 1대3으로 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연합뉴스손흥민(왼쪽) 등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1일 전주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출정식에서 대형 태극기를 들고 그라운드를 돌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이에 앞서 열린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와의 평가전에서는 1대3으로 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연합뉴스



월드컵 역대 3번째 16강 진출을 두드리는 한국축구가 따끔한 예방주사를 맞고 장도에 올랐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2018 러시아월드컵 국내 마지막 평가전을 치르고 공식 출정했다. 1대3 패배 뒤 진행된 출정식에서 태극전사들은 4만1,000여 홈 관중을 상대로 본선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월드컵 슬로건을 담은 대형 통천이 관중석을 뒤덮었고 구름 관중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붉은 불빛으로 경기장을 가득 물들였다.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은 16강 도전 의지를 담은 출사표를 밝혔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로 대표되는 한국이 마지막으로 16강에 오른 것은 2010 남아공 대회. 2014 브라질 대회에서의 1무2패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뒤로하고 한국축구는 8년 만의 원정 16강에 도전한다. 현재 엔트리 26명 가운데 탈락시킬 3명을 제외한 최종 엔트리 23명이 2일 발표되며 이들 23명은 3일에 사전캠프가 차려진 오스트리아로 출국한다. 현지에서 2차례 평가전(볼리비아·세네갈)을 더 치르는 대표팀은 12일에 결전지 러시아에 입성, 18일 오후9시(이하 한국시각) 스웨덴과 F조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멕시코와의 2차전은 24일, 독일과의 3차전은 27일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1위(한국은 61위)의 보스니아는 본선 첫 경기 상대를 가정한 ‘가상 스웨덴’이다. 스웨덴은 우리가 반드시 잡아야 하는 상대. 신 감독은 손흥민(토트넘)·황희찬(잘츠부르크) 투톱에 기성용과 오반석(제주)·윤영선(성남)을 수비 라인에 세우는 3-4-1-2 포메이션의 스리백 전술을 꺼내 들었다. 회심의 전술이었으나 결과적으로 대표팀의 취약점인 수비 불안을 더 뚜렷하게 확인한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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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27분 크로스 상황에서 에이스 에딘 제코(AS로마)의 머리를 통과해 반대편으로 흐른 공을 에딘 비슈차가 놓치지 않았다. 2분 뒤 이재성(전북)이 동점골을 넣었으나 한국은 전반 종료 직전 다시 비슈차에게 득점을 허용했다. 측면 뒷공간으로 빠져 들어가는 비슈차를 전혀 마크하지 못한 탓에 상대 진영에서의 롱 패스 한 방에 무너졌다.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 후반 35분에는 두 번째 실점과 거의 비슷한 패턴으로 발리 득점을 얻어맞았다. 비슈차는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스웨덴이 보스니아처럼 역습과 선 굵은 공격을 즐긴다는 점에서 두고두고 곱씹어야 할 실점 장면이다.

한편 희망도 발견했다. 이재성의 재발견이다. 공격형 미드필더 이재성은 전반 29분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황희찬이 슬쩍 돌려준 공을 측면으로 끌고 가 골키퍼를 넘기는 감각적인 칩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지난 온두라스와의 평가전(2대0 한국 승)에서 어시스트를 작성한 이승우(엘라스 베로나)에 이어 이재성까지 좋은 컨디션을 보이면서 부상으로 낙마한 권창훈(디종)의 공백을 어느 정도 메울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승우는 이날은 막판 10분여를 뛰며 조커 역할을 연습했다. 국내 마지막 평가전에서 2경기 3골의 골 맛을 안고 떠나는 것도 대표팀으로서는 긍정적인 부분이다. 지난해 7월 부임한 신 감독은 A매치 6승5무5패의 성적을 남기고 유럽으로 출발한다.

경기 후 신 감독은 “실험적으로 스리백을 가동했는데 보이지 않는 실수로 실점했다. 더 준비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출정 평가전에서 결과를 내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그렇지만 국민 여러분이 끝까지 많은 응원을 보내주시면 성원에 부응해 꼭 16강 이상까지 올라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A매치 100경기를 채운 기성용은 “전술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상대에 압도당하는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이게 저희 현주소라고 생각하고 정신 더 바짝 차려서 본선에서는 오늘 같은 경기가 안 나오도록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했다. 한편 스웨덴은 3일 덴마크와 평가전을 치른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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