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화두는 남북평화의 시대다.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세계에서 유일한 고립국인 북한의 비핵화를 바라보며 북한의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횡보하는 주식시장에서도 돈이 몰리는 곳은 남북경협 관련주다. 지난달 28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재개 발언 이후 역대 최대 인 64개 종목이 무더기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남북경협주라는 타이틀이다. 남북경협은 자금 블랙홀의 또 다른 이름이 되고 있다.
남북이 평화 분위기를 탄 것은 이미 올해 초부터다. 북미 정상회담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경제협력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질 것이란 기대감에 이미 철도, 전기, 건설 등 종목은 신고가 행렬을 잇고 있다. 대세가 남북경협인 것은 삼척동자도 알지만 오를 만큼 오른 종목에 올라타기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미 부각된 업종 이외에 경협 수혜를 누릴 수 있는 숨은 진주를 찾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보험 등 금융, 음식료, 통신 등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현재까지 전기, 철강과 같은 물리적 인프라 관련 종목이 집중을 받았지만 이젠 금융 등 하드웨어를 깔기 위해 선행돼야 하는 업종을 발굴할 때다. 먼저 통일을 경험한 독일의 경우 통일 이후 3년간 은행, 보험 등 금융 업종 강세가 두드러졌다. 하나금융투자도 최근 “남북 경협으로 공단, 자원, 항만, 철도 건설사업 등이 본격화할 경우 이와 관련된 일반 보험 및 재보험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며 보험 등 금융업종을 수혜주로 거론했다. 금융업 역시 인프라 투자를 위해 선결 과제로 꼽힌다. 남북경협이 본격화되면 북한 현지인과의 거래, 이산가족 관련 사업에 대한 금융지원 등도 이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음식료 업종도 아직 부상하지 않았다. 음식료업종은 새로운 시장이 열려 수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견과 아직은 북한이 소비 여력을 가지기에는 역부족이란 의견이 팽팽하다.
다만 전문가들은 남북경협주에 투자할 때 테마가 아닌 실적을 중심에 놓고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재 단기적으로 오른 종목 중 상당 부분은 적자 기업이 많은 만큼 리스크도 그만큼 크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망 업종 중에 단기적 오른 종목 중에는 적자기업도 상당수이기 때문에 경협 관련주라고 무턱대고 투자해선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면서 “경협관련주 중 새로운 업종을 발굴하고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아 주목받지 못한 종목이 가치주 영역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