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초 신세계백화점은 SNS에서 스타급으로 떠오른 소셜 브랜드들을 한데 모아 ‘신세계 브랜드 서울’을 열었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자기 개성을 옷을 통해 표현하는 젊은 층을 겨냥한 행사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매출은 계획대비 50.8% 초과 달성했다”며 “30대 고객이 45% 이상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귀띔했다. 매년 5월 9월 이 행사를 정례화하고 SNS 인플루언서 블랜드를 발굴해 오프라인 매장과 접목시킨다는 전략이다.
장기 불황에 고전 중인 패션업계가 마케팅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오프라인 보다는 온라인·모바일 쇼핑에 집중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하는 것이 핵심이다. 밀레니얼들이 좋아하는 것, 가는 길목, 머무는 곳 등을 공략해야 지금의 불황을 타개하는 한편 다가올 미래를 대비할 수 있어서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까지 좌우하고 있는 밀레니얼의 파워는 매우 크다”며 “이들의 취향이 다른 세대에도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가성비, 가심비, 미닝아웃 등 다양한 소비 트렌드까지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 ‘밀레니얼의 길목’을 지켜라 = 패션업체들은 요즘 전통 유통 채널이 백화점에서 속속 빠져나가고 있다. 빈폴 키즈, 질바이스튜어트, 일꼬르소, 엠비오, 로가디스 등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철수하고 온라인·모바일 중심 채널로 전환했다. 마케팅 타킷을 ‘밀레니얼 세대’로 잡고 이종 간 결합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일본 패스트패션 시장에서 강자로 떠오른 ‘위고’의 관계자는 얼마 전 한국을 찾아 “10년 만에 3,420억 원 대로 매출이 급성장한 데는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SNS 활동이 주효했다”면서 “브랜드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독특한 컬래버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패션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LF의 질바이질스튜어트는 조스바, 빠다코코낫, 마가렛트 등 제과 브랜드와 컬래버를 진행해 ‘즐거운’ 브랜드로 이미지를 제고하고 있다. 휠라는 메로나를 시작으로 츄파춥스와의 협업 콜렉션에 이어 최근에는 서핑 브랜드 마우이앤선즈와 손잡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토리버치의 서브 브랜드 ‘토리 스포트’를 오는 9월 선보인다. 밀레니얼 세대들이 좋아하는 캔버스백과 슬리퍼 등의 상품군 위주로 브랜드를 완전 바꾼다는 계획이다.
백화점 업계는 SNS 인플루언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SNS 상에서 영향력 있는 유명인에게 집중하는 20대 젊은 고객을 겨냥해 아예 인플루언서 커머스 프로젝트팀을 만들었다.
◇ 동영상 보면 지갑 여는 그들= 회사원 김모(33)씨는 물건을 사기 전 유튜브에서 ‘OO언박싱’, ‘OO 리뷰’를 반드시 검색해 본다. 리뷰 영상을 보고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프리 쇼핑을 하는 셈이다. 대표적인 것은 ‘하울’ 영상이다. 하울 유튜버들은 자신들이 실제로 제품을 구매해 포장을 뜯고 구독자들에게 소개한다. 하울 유투버들은 “165cm 이하는 입기 어렵다, 얼굴이 하얀 사람에게 제격이다”라는 등 360도 핏을 보여주며 충분히 동영상을 통해서도 프리 쇼핑을 해 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이처럼 동영상을 정보로 제품을 구매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기업들은 영상 콘텐츠 제작에 골몰하고 있다.
LF몰은 ‘LF몰TV-냐온’을 통해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해 오고 있다. 라이브 쇼핑쇼로 상업적인 콘텐츠를 뛰어넘어 소비자와 채팅을 통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제품에 대한 정보를 예능 형태로 풀어내는가 하면 동영상 콘텐츠 제작과 방송 진행에 재능 있는 1인 크리에이터를 공개 모집해 브랜드 체험 기회를 넓히고 있다.
타깃층을 낮춘 로가디스는 영화와 같은 웹드라마로 젊은 층과 소통 중이다. ‘스파이’를 콘셉트로 의문을 가방을 든 남성과 그를 쫓는 적들 간의 추격신, 화려한 액션 장면과 더불어 주인공이 다양한 상황에서 포멀과 캐주얼 스타일링을 자유자재로 조합·변신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스타일링법을 자연스럽게 제안했다. 웹드라마 인기와 더불어 로가디스는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판매가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