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세동을 일으키는 부위를 전기충격·고주파로 절단하거나 태우지 않고 얼려서 제거하는 시술(풍선냉각 도자절제술)이 국내 처음으로 이뤄졌다.
삼성서울병원은 박경민 순환기내과 교수팀이 지난달 30일 심방세동 환자에게 이 시술을 국내 처음 시도해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4일 밝혔다. 현재 환자는 안정적인 상태에서 회복 중이다. 풍선냉각 도자절제술은 액화질소가 들어 있는 풍선이 달린 가는 관(카테터)을 심장으로 밀어 넣은 뒤 심방세동을 일으키는 이상 부위에서 펼쳐 영하 75℃로 얼려 제거하는 시술이다. 주로 심방세동을 일으키는 좌심방 내 폐정맥 입구 모양에 맞게 풍선이 부풀어 올라 빈틈없이 치료할 수 있다. 심방세동 유발 부위를 한 점 한 점 찾아 태우는 기존 시술(고주파전극 도자절제술)에 비해 재시술·재입원 비율이 낮다는 보고가 이어지면서 미국·유럽·일본·중국 등에서 시술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박 교수는 “풍선냉각 도자절제술은 심방세동 환자에게 안전하고 효율적인 새로운 치료법”이라며 “추가 연구를 통해 환자 안전을 높이고 치료 결과 향상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심방세동은 심방의 여러 부위가 무질서하게 뛰면서 분당 300~600회 가량의 빠른 파형과 불규칙한 맥박을 형성하는 질환이다. 두근거림·숨찬 증상이 나타나고 귀처럼 튀어나온 좌심방 아래쪽(좌심방이)에 혈액이 정체되면서 엉겨붙어 큰 혈전이 잘 생긴다. 좌심방이 혈전이 떨어져 나가면 뇌에 산소·영양을 공급하는 경동맥 등 큰 혈관을 막아 광범위하고 후유증이 큰 뇌경색(허혈성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다. 정상인에 비해 뇌경색 위험이 4~5배가량 높다. 심방세동 환자와 뇌경색 고위험군은 심장·혈관에 혈전이 생기는 것을 억제하는 항응고제를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전체 인구의 1% 안팎이 심방세동 유병자로 추정되며 건강보험 진료인원은 지난 2015년 28만명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