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2018 상반기 베스트셀러 결산] "따뜻한 말 한마디보다 마음의 근육 키울래요"

"미투·재벌가 갑질 이슈 작용"

권리 찾는 乙의 목소리 담은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1위

여성 지지 여전한 '김지영' 2위




올해 상반기에 가장 많이 팔린 책은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으로 나타났다.

4일 교보문고와 예스24가 발표한 ‘2018 상반기 베스트셀러 결산’에 따르면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이 두 서점의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82년생 김지영’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독자들의 선택을 받으며 베스트셀러 2위에 올라 식을 줄 모르는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따뜻한 말 한마디보다는 정당한 권리를 위한 목소리가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두 책이 베스트셀러 1~2위에 오른 것은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캠페인과 재벌총수 일가의 ‘갑질행각’ 등 두 가지 이슈가 작용했다”며 “‘더 이상은 참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찾아야겠다’라는 ‘을’의 목소리에 힘이 실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올해 상반기 역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영향력과 캐릭터 멘토의 식을 줄 모르는 인기가 확인됐다. SNS 계정에 올린 글을 책으로 출간한 하태완의 ‘모든 순간이 너였다’가 종합 3위에 올랐으며, SNS에서 1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가진 인플루언서 저자들의 ‘나 있는 그대로 참 좋다’ ‘단 하루도 너를 사랑하지 않은 날이 없다’ ‘참 소중한 너라서’ 등도 상위권에 랭크된 것. 친근한 캐릭터 멘토의 인기 역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어졌다. 월트 디즈니의 캐릭터 곰돌이 푸가 전하는 힐링 메시지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가 돌풍을 일으키며 4위(교보문고)와 5위(예스24)에 각각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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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오른 점도 눈길을 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종합 10위 권에 오른 도서를 살펴보면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82년생 김지영’은 80%에 육박하는 여성 독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종합 1~2위에 오른 것. 그 외의 10권 도서들 모두 여성 독자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 출판시장의 주요 고객인 여성의 마음을 얻는 도서들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여성 독자 역시 서점가의 ‘큰손’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에 따른 도서 판매량을 살펴보면 여성 독자가 60.8%로 남성 독자 보다 막강한 구매력을 보였고, 연령별로 살펴보면 40대 여성이 전체 시장의 19.6%를 차지한 것. 자녀를 위한 도서구매와 아울러 자신을 위한 도서 구매까지 더해지면서 40대 여성의 구매력이 도서 시장의 가장 영향력 있는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교보문고는 “10년 전과 비교해 보면 출판시장의 가장 큰 고객층이었던 20대 여성의 자리를 40대 여성이 대체하고 있는 흐름”이라며 “이러한 주요 소비층의 세대교체 현상은 남녀를 불문하고 비슷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취업난으로 인해 홀쭉해진 20대 청년층의 구매력은 대폭 감소한 반면 경제적 안정기에 접어든 40대가 소비의 주력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출판계에서는 아이돌 그룹 워너원과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태영호를 상반기를 달군 가장 뜨거운 인물로 꼽았다. 워너원의 포토에세이 ‘우리 기억 잃어버리지 않게’는 출간 전부터 예약 판매 현황과 발매 일정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았으며, 태영호의 ‘3층 서기실의 암호’는 출간 초기에는 관심을 받지 못했으나 남북 고위급 정상회담이 취소되는 등 국제정세가 급변하면서 커다란 주목을 받은 것.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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