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서울시민과 야권에서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며 “안철수 후보님의 구국적 결단을 앙망한다”고 양보를 요구했다. 김문수 한국당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 실무진 간 협상이 물밑에서 진행돼온 가운데 홍 대표가 직접 단일화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홍 대표는 “안 후보는 인물 평가는 높이 사지만 조직의 열세로 선거를 치를 수 없다”며 김 후보의 등판을 강조했다. 홍 대표의 글은 단일화 논의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기선 제압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가 주장하는 ‘김문수 양보’를 거절하면서 배수의 진을 친 것이다.
바른미래당도 ‘안철수 등판, 김문수 사퇴’를 줄곧 주장하고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김 후보도 ‘안 되는 것이 뻔한 선거를 해야 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지금은 안 후보가 우세하고 대표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당사자들 역시 이견만 드러낸 상황이다. 김 후보 측은 지난 3일 양측 회동 사실을 알리며 “정치적 예의와 시·구의원 등 현실적 문제로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힌 뒤 “단일화는 절대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 후보가 당 대 당 (후보) 통합을 주장한 반면 안 후보가 무조건적인 양보를 제안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안 후보 역시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야권 대표선수는 나”라며 “한 명에게 시민들의 지지가 모이면 다른 후보가 대승적 차원에서 양보하거나 유권자가 표를 모아주는 방법으로 단일화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전투표 시작일(8일) 전인 6일이 사실상 협상 데드라인이지만 본 투표일(13일) 직전까지도 논의가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