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양승태 사법부, 상고법원 판사 임명에 靑의중 반영 '묘수' 고심

'BH 민주적 정당성 부여 방안' 문건, 상고법원 판사 뽑는 과정에서 청와대 관여할 수 있도록 제도 만들어야 한다 주장

법원행정처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상고법원 판사 임명 과정에서 청와대가 개입할 수 있도록 제도를 검토한 정황이 담긴 문건이 5일 공개됐다. 사진은 4일 오전 서초구 대법원 모습./출처=연합뉴스법원행정처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상고법원 판사 임명 과정에서 청와대가 개입할 수 있도록 제도를 검토한 정황이 담긴 문건이 5일 공개됐다. 사진은 4일 오전 서초구 대법원 모습./출처=연합뉴스



법원행정처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상고법원 도입 과정에서 청와대가 상고법원 판사를 임명하는 과정에 개입할 수 있도록 검토한 정황이 담긴 문건이 5일 추가 공개됐다.

법원행정처가 추가로 공개한 문건에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인 2015년 9월 작성한 ‘BH 민주적 정당성 부여 방안’ 문건이 포함됐다. 이 문건은 상고법원 판사를 뽑는 과정에서 대통령과 청와대 권한을 충분히 인정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만들어야 상고법원 신설에 청와대의 협조를 얻을 수 있다고 보고 관련 내용을 논의한 문건으로 추정된다.


행정처 사법정책실에서 작성한 이 문건에는 대통령이 상고법원 판사를 추천하는 과정에서부터 권한을 행사하도록 하면 “BH(청와대)의 관여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외부적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면서 적절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내용이 언급돼 있다. 또한 “BH가 상고법원 판사 최종후보자를 결정하는 관여도와 추천 과정에서 관여할 필요성은 반비례관계”라면서 “판사 선정 절차에서 BH와 CJ(대법원장)가 실질적으로 협의를 하여 사실상 임명권을 공동행사하는 것을 전제로, 추천위에 BH가 참여하는 것은 부적절함”이라고 적혀있다.

관련기사



문건의 내용은 상고법원 판사를 최종적으로 뽑는 과정에 대법원장과 청와대가 사실상 협의하도록 하고, 판사 추천 단계에서부터 청와대가 개입하는 건 비판 여론과 같은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는 내용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따라 상고법원 판사를 뽑을 때 청와대 의중을 반영하면서도 적절하게 논란을 피해 갈 수 있는 법조항 문구를 놓고 4가지 방안을 추렸다. ‘CJ는 BH와 협의하여 상고법원 판사 최종후보자를 선정한다(1안)’, ‘CJ는 BH의 의견을 들어 상고법원 판사 최종후보자를 선정한다(2안)’, ‘CJ는 정부 등 각계의 의견을 들어 상고법원 판사 최종후보자를 선정한다(3안)’, ‘CJ는 사회 각계의 의견을 들어 상고법원 판사 최종후보자를 선정한다(4안)’이 그것이다. 문건에는 이 중에서 3안이 타당하다는 의견이 담겼다.

3안을 고른 이유에 대해 문건은 “대법원장이 판사 선정권을 행사할 때 신중하면서도 법원 안팎의 의견을 수렴하는 ‘외관’을 창출할 수 있고, 청와대 입장에서 볼 때 ‘정부’라는 중립적 표현을 통해 불필요한 논란을 방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

권혁준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 태그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