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SK바이오텍 스워즈 공장 가보니]원료의약품 생산 24시간 풀가동..SK "2020년 CMO 리더로"

年 700만명분 생산능력 갖춰

국내공장 기술이전으로 시너지

고품질 항암제 원료기술 확보

올 매출 3,000억으로 늘어날 듯

SK바이오텍 아일랜드 스워즈 공장 직원들이 6일 P7 생산시설 내에서 모니터 화면을 보면서 생산 과정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SK바이오텍SK바이오텍 아일랜드 스워즈 공장 직원들이 6일 P7 생산시설 내에서 모니터 화면을 보면서 생산 과정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SK바이오텍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서 북쪽으로 약 13㎞ 떨어진 스워즈(Swords)시. 이곳에는 아일랜드에 생산시설을 둔 유일한 한국기업인 SK바이오텍의 원료의약품(API·의약완제품을 만들기 위한 원료물질) 생산공장이 있다. 8만2,500㎡(2만5,000평)가량의 부지에 크고 작은 생산설비와 품질관리시설·연구소 등이 모여 있는 이곳은 지난해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으로부터 전격 인수, 1년여가 지난 지금은 SK그룹의 상징인 ‘행복날개’를 가슴에 단 370명의 직원들이 SK바이오텍을 세계 최고 원료의약품 생산 기업으로 키워나가는 꿈을 키우고 있다.

6일 찾은 이곳은 공장이라기보다는 어느 지방의 한적한 대학 캠퍼스를 연상시킬 만큼 한가하고 고요했다. 건물 위쪽으로 이따금 보이는 회색의 파이프라인과 저장 탱크가 ‘특별한 무엇’인가를 만드는 곳이라는 사실을 넌지시 알려줄 뿐이었다. 겉모습에 비해 2~3층의 낮은 건물 내부는 한가롭지는 않았다. 자동화된 설비 탓에 눈으로 볼 수 있는 직원들은 많지 않았지만 합성의약품의 원료를 만들기 위한 설비는 하루 24시간을 한순간도 쉬지 않고 가동하고 있었다.


제품 생산 시설은 의외로 복잡하지는 않았다. 거대한 밥솥처럼 생긴 반응기(reactor)에 용매와 두세 가지의 원료물질, 촉매 등을 한꺼번에 투입해 온도와 압력을 조절해 화학반응을 일으킨 뒤 이를 분리 정제해 여과·건조 등의 과정을 거쳐 원료의약품을 생산해 낸다. 반응기 뚜껑인 ‘자켓’ 유리창을 통해 본 반응기 속 내부는 거대한 막걸리와 같은 끈적함이 있는 액체를 끊임없이 섞고 있었다. 이를 배치(batch) 공정이라고 한다. 생산 규모가 적은 소규모 생산시설에서는 2,000~3,000ℓ의 재료를 투입해 50~150㎏의 원료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으며 스워즈 공장 내 2곳에서 가동 중인 대규모 생산시설은 소규모 시설보다 생산량이 2~3배쯤 더 많아 6,000ℓ의 원료를 투입하면 200~300㎏가량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스워즈 공장 내에 있는 당뇨치료제 생산 시설을 모두 가동할 경우 연간 700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원료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다. 김현준 SK바이오텍 아일랜드 공장장 상무는 “반응기에 원료를 넣은 뒤 모든 공정을 거치면 보통 일주일 정도가 걸린다”며 “공장 내 생산시설은 총 6곳이며 증설 중인 한 곳을 제외한 생산시설에서 당뇨치료제뿐만 아니라 항바이러스 약품, 항암제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해 노바티스, 아스트라제네카(AZ), BMS 등에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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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텍의 아일랜드 스워즈 공장 인수는 지난 1993년부터 당장 성과를 내지 않아도 좋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지 아래 바이오·제약사업에 투자한 성과 중 하나다. 이를 통해 SK바이오텍은 유럽 시장 진출의 전초기지를 마련할 수 있었고 앞으로 연평균 6.8% 성장이 예상되는 원료의약품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갖추게 됐다.

아일랜드 공장 인수 후 국내와의 시너지도 본격화하고 있다. 아일랜드 공장을 인수하면서 고품질 항암제 원료 제조 기술도 확보하게 됐으며 스워즈 공장과 국내 공장의 기술을 상호 이전해 각 시설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런 시너지를 바탕으로 SK바이오텍은 지난해 1,000억원가량 기록한 매출이 올해는 세배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고 이제는 더 높은 목표를 세웠다. 매출을 2020년 1조5,000억원으로 늘리고 API 위탁생산기업(CMO) 글로벌 리더로 발돋움하겠다는 각오다. 최종적으로는 완제의약품 시장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박준구 SK바이오텍 대표이사 사장은 “미국·유럽·아시아 내 생산기지 및 연구개발 조직을 보유하고 원료의약품과 완제의약품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스워즈=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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