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수수료 4배'에도 굳건한 ETF, 비결은...

업계서 가장 먼저 상품 출시한

삼성자산운용 KODEX 시리즈

"시장 선점해 인지도·경험 앞서"

하루거래량·대금 등 1~5위 독식

"다른 상품과 자산구성은 비슷

수익률 측면 매력 떨어져" 지적도

자산운용업계에 상장지수펀드(ETF) 수수료 인하 경쟁이 한창이다. 경쟁이 심화하자 한 운용사는 최근 보수 0.012% 상품을 선보여 경쟁사들로부터 “시장 전체를 죽인다”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출혈 경쟁이 격화되고 있지만 업계 평균을 4배 상회하는 고수수료 정책을 유지하면서도 시장 점유율에 타격을 받지 않는 운용사도 있어 눈길을 끈다. 높은 보수만큼 남과 다른 무언가가 있는 것일까.

6일 펀드닥터 제로인에 따르면 인기가 높은 ETF일수록 운용사가 가져가는 보수도 많았다. 최근 1년간 투자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았던 ETF 상품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시리즈다. 일 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 등 모든 측면에서 상위 5위를 휩쓸었다.

일 평균 거래대금 기준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가 3,037억원을 기록했고 ‘KODEX 200(069500)’ 2,577억원, ‘KODEX 레버리지(122630)’ 2,337억원,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251340)’ 1,044억원, ‘KODEX 코스닥 150(229200)’ 793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상위 10위권으로 봐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00(102110)’ ‘TIGER 코스닥150(232080)’ ‘TIGER 코스닥150 레버리지(233160)’ 3개를 제외하면 7개 상품 모두가 KODEX 시리즈다.




삼성자산운용 KODEX 시리즈가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얻는 가장 큰 이유로 업계는 ‘시장 선점’을 꼽았다. 자산운용업계에서 가장 먼저 ETF 상품을 출시한 만큼 인지도나 투자경험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분석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들은 “ETF는 단기 투자 비중이 높은 만큼 한번 투자했었던 상품을 다른 상품으로 대체할 확률이 높지는 않다”고 입을 모았다.


시장 지배력이 높은 KODEX 시리즈이지만 수수료나 수익률을 놓고 보면 매력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KODEX 시리즈는 유사한 다른 ETF 상품과 자산구성은 같지만 수수료는 4배 가깝게 높다.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KODEX200을 보면 삼성전자(25.54%), SK하이닉스(4.99%), 셀트리온(3.22%), POSCO(2.46%), KB금융(2.36%), 현대차 (2.28%) 등의 순으로 구성됐다. 이는 TIGER200, KINDEX200, KBSTAR200, KOSEF200 등과 거의 똑같은 구성이다. 수익률 측면에서도 큰 차이가 없다. 지난 3개월 수익률을 보면 TIGER200이 2.17%로 가장 높고 KBSTAR200 2.15%, KODEX200 2.01%, KINDEX200 1.84%, KOSEF200 1.67%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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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대상이 비슷하니 수수료 차이가 수익률을 가른다. KODEX200 총보수는 0.26%인 데 반해 TIGER200은 0.05%, KINDEX200 0.09%, KBSTAR200 0.045%, KOSEF 0.13% 등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KODEX200 중소형은 0.30%, KODEX 레버리지 0.64%, KODEX 코스닥150인버스 0.64% 등 KODEX 시리즈는 업계 평균 2배 이상 보수를 가져간다. 운용사 한 관계자는 “수수료를 조금이라도 낮추는 게 투자자들에게는 이득이 된다”며 “더 많이 버는 만큼 투자자들에게 혜택도 줘야 하지만 점유율이 높은 운용사는 이를 활용해 더 많은 수익을 올리려고만 한다”고 꼬집었다.


권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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