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보호무역주의 확산 가능성과 주택투자 둔화 가능성을 우리 경제의 하방 리스크로 꼽았다. 그러면서 “제조업 대비 절반 수준인 서비스업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과감한 규제개혁”을 권고했다. 수출 제조업 중심인 한국 경제의 한계를 지적한 셈이다.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낮아지고 내수까지 식으면서 OECD의 분석은 하나씩 현실이 되고 있다. 경제계는 내년부터 본격화할 수출하강 가능성을 고려해 ‘내수 방파제’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한다. 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세계은행(WB)은 최근 내년도 세계 경제 성장률을 올해보다 0.1%포인트 낮춘 3.0%로 전망했다. OECD도 미국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내년 성장률이 2.8%와 2.1%로 올해보다 0.1%포인트씩 떨어진다고 예측했다. 글로벌경기가 꺾인다는 얘기인데 우리 수출에는 악재다. 더욱이 우리 수출 물량은 감소 추세다. 금액 기준으로는 4월 -1.5%에서 13.5%로 돌아섰지만 물량은 1.9%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도체 같은 일부 품목에 의존 역시 여전하다.
수출을 대체할 내수도 허약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내수와 투자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도소매업 생산 증가율은 지난 3월 3.3%에서 4월 1.1%로 줄었고 숙박음식점업은 같은 기간 -0.6%에서 -1.8%로 감소폭이 커진 탓이다. 승용차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달보다 4.2포인트 빠진 120.3이었다. 신발 및 가방(-2.6포인트)을 비롯해 의복(-5포인트) 같은 생활품목이 하락했다. 4월 마이너스 품목이 전체 15개 중 11개에 달했다.
투자 역시 쪼그라들고 있다. 2월 9.5% 증가했던 설비투자 증가율도 3월 -0.1%를 거쳐 4월 0.6%에 머물렀다. 김현욱 KDI 거시금융연구부장은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소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서비스업 규제혁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세종=김영필기자 서민준기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