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KDI "설비·건설투자 하강속도 너무 빨라"

정부는 “우리 경제가 3% 성장 경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히며 그 근거 중 하나로 내수 개선세를 들고 있다. 하지만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월 경제동향에서 소비에 대해 “내수가 둔화하고 있다”며 우리 경제의 문제로 지적했다. 특히 민생경제와 밀접한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의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는 게 KDI의 분석이다. 지난 3~4월 도소매업 생산 증가율은 3.3%에서 1.1%로, 숙박음식점업은 -0.6%에서 -1.8%로 악화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4분기 숙박음식점업 성장률은 -2.8%로 13년 만에 가장 부진했다. 이들 업종은 최저임금 인상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곳들이다.


여기에 노동시장은 취약층을 중심으로 실업이 늘고 제조업과 건설업 고용이 둔화되는 침체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고용 침체가 길어지면 소비에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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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둔화 속도는 더 빠르다. 2월 9.5% 증가했던 설비 투자는 3월 -0.1%, 4월 0.6%에 머물렀다. 앞으로의 투자 흐름을 내다볼 수 있는 선행지표도 좋지 않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와 기계류 수입액이 지난달 증가에서 감소로 전환한 것이 단적인 예다. 건설 투자에 대해서도 KDI는 “현재의 건설 경기를 보여주는 건설 기성이 낮은 증가율을 기록한 가운데 미래 경기를 볼 수 있는 건설 수주도 감소하고 있어 건설 투자의 둔화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생산은 전산업 생산지수가 2.0% 증가로 전환하면서 전달(-0.6%)보다 부진이 완화됐다. 하지만 광공업 생산 증가율 추세가 여전히 낮은 수준이고 제조업 출하 부진이 계속되고 있어 전반적인 개선 흐름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KDI의 시각이다. 결국 3대 경기지표인 생산·투자·소비 모두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얘기다.

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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