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경협주 '주춤'...식품·건설·철강업종 투자매력 부각

오뚜기·오리온 등 뒤늦게 경협주로 꼽히며 '훨훨'

현대·GS건설 등 대형 건설사 실적 개선에 상승세

철강주, 선진국 수요 증가·가격 인상 관측에 상승




북미 정상회담을 일주일여 앞두고 남북 경제협력 관련주에 대한 열기가 다소 가라앉고 있지만 건설·철강·식품주들은 테마를 형성하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뉴스에 출렁이는 대부분의 경협주와 비교했을 때 실적이나 업황 전망이 견조해 좀 더 길게 보고 투자할 만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다만 경협 테마주의 주가변동률이 100%를 넘는 등 급등락할 가능성이 높아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최근 가장 빠르게 옥석을 가린 업종은 식품이다. 남북 경협주가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사이 잠잠했던 식품업종은 뒤늦게 장기적인 남북 경협 수혜주로 꼽히면서 지난달 말부터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5월 이후 코스피지수는 -1%대 하락률을 보이고 있지만 코스피 음식료품 업종지수는 8% 넘게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경제협력의 일환으로 진행될 북한에 대한 식료품 무상지원, 장기적으로는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탓이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엔의 대북제재 해제 이전까지 우선적으로 대북 무상지원이 검토될 가능성이 크다”며 “지난 1995년부터 2016년까지 정부·민간의 대북 무상지원 품목 중 분유·밀가루 등 필수 식료품들이 주류였다”고 설명했다.


식품 관련 기업의 창업주가 북한 출신인 오뚜기(007310)·오리온(271560)·샘표(007540)·풀무원(017810) 등에 대한 관심도 높다. 오리온 창업주인 고 이양구 선대회장, 오뚜기를 창업한 고 함태호 명예회장, 샘표의 고 박규회 선대회장 등은 모두 함경남도 출신이다. 실제로 지난달 이후 오뚜기의 주가는 11.8%, 오리온은 17%나 올랐다.

특히 식품 관련주는 북한이 아니더라도 주가 상승의 여지가 높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정훈석 연구원은 “식료품주는 화장품주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한한령 해제 가시화에 따라 시장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가공식품 가격 인상, 경기 둔화에 따른 필수소비재 선호도 제고 등도 기대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마찬가지로 경협 테마가 아니더라도 투자 매력도가 높은 다른 업종으로는 건설·철강이 꼽힌다. 건설은 남북 경협주가 들썩이기 시작한 4월부터 일찌감치 급등세를 나타냈지만 GS건설(006360)·현대건설(000720) 등 대형 건설사들은 여전히 대체로 안정적인 상향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역시 남북 경협 이외에도 주택·해외 사업의 실적 개선이라는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수주잔액이 꾸준히 회복되는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현대건설·현대산업(012630)·GS건설 등을 건설주 중 추천 종목으로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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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주는 중미 무역분쟁 등의 영향으로 다소 진폭이 컸다. 하지만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 선진국·중국의 철강 수요, 철광석·철스크랩 가격 인상 관측, 중국의 철강산업 구조조정으로 과잉설비가 줄었다는 점 등이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다만 ‘묻지마 테마주 투자’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7일 한국거래소의 조사에 따르면 경협 테마주의 주가변동률은 110.6%로 10.1%인 시장 전체(코스피·코스닥) 변동률보다 열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선정책과 관련해 시장을 흔들었던 대선정책 테마주의 주가변동률(54.6%)보다도 두 배가량 높은 수치다. 그나마 경협 테마주 중에서도 대형주의 주가변동률은 10%로 안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거래소 측은 “경협 관련주는 남북·북미 관계의 진전, 경협의 범위와 진행 과정 등을 고려해 해당 기업들이 실질적인 남북경협 수혜주인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테마주 특성상 과도한 급등, 급락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막연한 기대심리로 투자하기보다 앞으로의 기업 실적이 뒷받침될지를 봐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경협 테마주의 평균 영업이익은 지난해 기준 시장 전체의 14.4%에 불과한 98억원이었다. 당기순이익은 138억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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