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 '나쁜 합의' 방지"...견제장치 만드는 美 의회

'北 비핵화 상황보고서 정기제출' 하원 초당적 발의

미국 의회가 북미 정상회담에서 나올 북핵 프로그램에 대한 세부 사안을 의회에 정기적으로 보고하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역사적 합의’를 이뤄내려는 열망 때문에 지나치게 양보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에 일명 ‘나쁜 합의’를 방지하려는 견제장치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6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엘리엇 엥겔(뉴욕) 의원이 공화당 소속인 마이클 매콜(텍사스) 하원 국토안보위원장 등과 ‘북한 핵 기준선 법안(North Korea Nuclear Baseline Act)’을 발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행정부는 법 제정 후 60일 이내에 의회 국가안보 관련 위원회에 북한 핵 프로그램 상황에 대한 보고서를 반드시 제출하도록 했다. 북한 핵무기와 핵무기 연구개발 및 생산시설의 위치, 탄도미사일과 관련 제조시설의 위치도 담겨 있어야 한다. 여기에 행정부는 180일마다 보고서를 경신해 의회에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법안 추진 배경에 대해 “북한과의 대화에서 기준선을 설정해 트럼프 대통령의 ‘나쁜 합의’를 경계하려는 의회 차원의 견제 노력 중 하나”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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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 의회의 견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미 의회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와 체제 보장에 관한 합의를 이뤄낸다면 이를 협정 형태로 만들어 의회 비준을 받도록 했다.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사전에 판단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또 국방수권법안에 ‘상당수 주한미군을 감축하는 것은 CVID와 연관돼 있어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는 별도의 조항을 넣어 주한미군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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