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이제 그만 와도 된다니까 왜 또 왔어”
7일 오전 노원구 상계2동에 위치한 경로당에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방문하자 주민들은 이렇게 입을 모았다. 박혜숙 (73) 씨는 “구청장을 오래 해서 구면인 데다 일도 무난하게 잘 해왔다”면서 “특히 친아들처럼 살갑게 대하니 싫어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17대 총선 때 신설된 노원병 선거구는 임채정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을 시작으로 홍정욱 당시 한나라당 의원, 노회찬 당시 통합진보당 의원 그리고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의원 등 다양한 정당 후보들에 등원의 기회를 준 곳이다. 이 때문에 특정 정당보다는 ‘인물’에 힘을 실어주는 지역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재 노원병 재보궐 선거는 3파전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민심은 김 후보 쪽으로 다소 기운 모습이었다. 주민들은 김 후보의 ‘8년 구청장’ 경험과 특유의 넉살을 장점으로 꼽았다. 수락산역 인근에서 만난 최 모(56)씨는 “일 잘 하는 사람을 뽑아야 하지 않겠냐”면서 “노원 토박이에다가 구정 경험도 있으니 무난한 후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도 ‘굳히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그는 유세 일정에 구의원·시의원 후보들과 함께 하며 “이번에는 저보다 구의원·시의원을 소개하려 한다”고 지지를 당부했다. 이날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김 후보는 “3인 선거구다 보니 모두 당선시켜야 한다는 생각에서 전략적으로 함께 다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준석 바른미래당 후보에 대한 평도 박하지는 않았다. 상계동에서 자란 ‘노원 키즈’라는 점과 높은 인지도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상계중앙시장에서 만난 유 모(36)씨는 “하버드 대학도 나오고 말도 똑똑하게 잘하지 않냐”면서 “김 후보가 딱히 잘못한 건 없지만 그렇다고 노원을 크게 변화시키진 못했다”고 말했다. 젊은 피인 만큼 다음 기회를 노려도 되지 않겠냐는 목소리도 있었다. 마들역에서 만난 김 모 씨(68)씨는 “나이 든 사람들 사이에서도 인지도가 높고 평도 나쁘지 않다”면서도 “앞날이 창창하지 않냐. 아꼈다가 나중에 뽑아줘야지”라고 했다.
강연재 자유한국당 후보의 경우 낮은 인지도가 발목을 잡고 있었다. ‘젊은 여성 정치인’이라는 점을 높게 평가하는 이도 있었으나 장년층 사이에서는 “강연재가 누구냐”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인지도가 낮았다. 전략 공천을 통해 긴급 투입된 만큼 지역 표심을 다질 기회가 부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홍준표 키즈’라는 꼬리표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상계역 사거리에서 만난 박 모(33)씨는 “부모님이 보수층이지만 홍준표 대표의 막말이 도가 지나치다며 거부감을 갖고 있더라”면서 “보수라서 강 후보를 뽑는 사람도 있겠지만 아닌 사람들도 꽤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