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휘는 10일 경남 남해의 사우스케이프오너스 클럽(파72·7,183야드)에서 열린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결승에서 현정협(35·우성종합건설)과 마지막 18번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1홀 차 승리를 거뒀다. 9회째를 맞은 KPGA 투어 유일의 매치플레이 대회에서는 이번에도 2연패나 2회 우승자가 나오지 않았다.
김민휘는 국가대표 출신으로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에 오르며 한국 남자골프 기대주로 떠올랐다. 2012년 10월 신한동해 오픈에서 K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한 그는 2013년 미국 PGA 투어 2부 투어(웹닷컴 투어)로 발길을 올렸고 2015년 상금랭킹 25위 자격으로 PGA 정규투어에 진출했다. 우승은 없지만 지난해 6월 세인트주드 클래식, 11월 슈라이너스아동병원 오픈 등 두 차례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달 초 메모리얼 토너먼트 최종라운드에서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3·미국)와 동반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64명이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16강 조별리그 승점 2위(5점)에 오른 김민휘는 1위를 차지한 현정협(7점)과 결승에서 만났다. 공방을 벌이던 김민휘는 9번과 12번홀에서 중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현정협에 2홀 차로 끌려갔다. 그러나 13번홀에서 현정협의 티샷 실수를 틈타 1홀 차로 좁힌데 이어 14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균형을 이뤘다. 이후 유리한 경기를 펼치면서도 15번과 16번홀의 버디 기회를 아쉽게 놓친 김민휘는 17번홀에서는 현정협이 쉽지 않은 파 퍼트를 집어넣어 승부를 끝내지 못했다. 챔피언은 결국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다소 싱겁게 가려졌다. 2m가 채 안 되는 거리의 파 퍼트를 현정협이 놓치자 김민휘는 1m 가량의 퍼트를 침착하게 성공해 우승상금 2억원의 주인공이 됐다.
김민휘는 “너무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가 우승이 실감 나지 않는다”면서 “기분은 좋지만 현정협 선배가 마지막 몇 개 홀에서 실수한 덕인 것 같아 감사하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하다”고 상대에게 인사를 전했다. 이어 “이번 우승이 자극이 돼서 일주일 휴식한 뒤 복귀하는 PGA 투어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국가대표 선배이기도 한 현정협은 2009년 데뷔 후 첫 우승 기회를 살리지 못해 고개를 떨궜다. 3-4위전에서는 맹동섭(31)과 이형준(26)이 비겨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