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바이오 메카' 보스턴 성공 비결]아이디어만 좋으면...R&D부터 투자까지 '일사천리'

창업·사업화 종합지원 랩센트럴

공유오피스 CIC엔 기업 700곳 입주

속도·지원정책서 타 지역 압도

연간 벤처캐피탈 투자만 20억弗

특허 5,364건·일자리 8만개 창출

벤처창업가들이 미국 보스턴에 있는 캠브리지 이노베이션센터(CIC)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CIC벤처창업가들이 미국 보스턴에 있는 캠브리지 이노베이션센터(CIC)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CIC






지난 7일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가 있는 켄달스퀘어의 ‘캠브리지 이노베이션 센터(CIC)’. 20대 청년들이 삼삼오오 모여 사업 구상에 한창이었다. 아이디어 하나로 책상을 임대한 뒤 마케팅, 법률 등 창업 지원을 받고 있었다. 걸어서 10여분 떨어진 거리에는 사무공간부터 연구시설을 종합 지원하는 ‘랩센트럴’이 있다. 아예 연구개발(R&D) 랩만 설치해 R&D 자문을 해주는 ‘매스이노베이션’도 바이오 벤처기업에 인기다. MIT와 하버드 대학, 노바티스·화이자·다케다 제약의 R&D센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바이오 인큐베이터·액셀러레이터들이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 내 모여있는 셈이다.

지난 4일부터 나흘간 ‘2018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이 열린 미국 보스턴은 세계적으로 최고의 바이오 클러스터로 손꼽힌다. 명문 대학의 연구를 상업화해 창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창업보육기관들이 지원해준 덕분이다.


대표적으로 CIC는 공유 오피스 플랫폼에 창업 지원 서비스를 추가한 곳이다. 창업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자유롭게 센터에 입주해 전문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CIC 측은 “다른 창업지원센터와 달리 센터의 입주가 자유로워 약 700개 바이오 스타트업이 입주해 있다”면서 “매주 목요일 저녁에는 CIC 내 카페에서 네트워킹 파티를 열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자유롭게 의견을 교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CIC가 자유로운 공간 임대에 초점을 맞췄다면 매스이노베이션은 R&D에 특화됐다. 이산화탄소, 질소 등 각종 재료와 세포배양 설비를 포함한 각종 시설을 갖췄다. 100명가량의 과학자와 연구진이 R&D 자문도 제공해준다.


자하라 굴드 영업 총괄은 “R&D만 전문 지원하는 시설이라 이용 대상도 스타트업에서 다국적 제약회사까지 다양하다”면서 “자체 시설 없이 전적으로 매스이노베이션을 이용해 R&D를 하는 회사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전자가위 기술을 연구한 크리스퍼 테라퓨틱스, 에디타스 등이 이 시설을 이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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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부터 사업화까지 종합 지원해주는 랩센트럴은 보스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창업보육센터다. 관련 분야 전문가, 창업투자회사 등으로 구성된 선정위원회로부터 기술력, 사업 추진 계획을 평가받아 입주하면 노바티스, 존슨앤드존슨의 멘토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100개 이상 기업이 신청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해 랩센트럴에서 연구 세미나, 사업 개발, 네트워킹, 법률 교육 등 164개 세미나 행사가 진행됐다.

전문가들은 보스턴이 굳건하게 세계 최고의 바이오 클러스터로 유지되는 힘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2016년 기준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는 미국 국립보건원 펀딩만 5억1,900만 달러, 벤처캐피탈 투자는 20억달러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보유 특허도 5,364건, 일자리 창출도 8만2,075개로 기록됐다.

김종성 보스턴대학교 교수는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 뉴욕이 바이오 클러스터로 부상하고 있지만 속도와 지원정책 측면에서 보스턴을 따라잡을 수 없다”면서 “한국의 창업가, 기업, 연구자들이 보스턴에 자주 와서 사무실을 마련하고 랩센트럴 같은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한국바이오협회는 국내 바이오 기업이 해외 진출해 이 같은 창업보육기관에 입주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시설을 둘러본 국내 한 바이오 스타트업의 대표는 “회사의 메디컬 사업을 분리해 보스턴의 인큐베이터에 입주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하버드대, MIT의 인재와 벤처캐피탈(VC), 글로벌 제약회사와의 접근성을 고려할 때 회사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보스턴=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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