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에 타지역에서 단체가 몰려오더니 전용면적 59㎡ 매물 10건 이상을 휩쓸어갔어요. 관악푸르지오 전용 59㎡ 경우 매매가가 5억3,000만원인데 3억7,000만원 이상 전세 임대를 끼고 매수했으니 아직 전세가율 70% 정도로 투자 가치가 있다고 본 거지요.” ( 봉천동 Y공인중개사 대표)
‘달동네’ 봉천동이 서울시 안에 마지막 갭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타지역에 비해 매매가는 낮은 수준이지만 임대 수요는 풍부해 전세금을 받으면 소액으로도 아파트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매매가 급상승과 전세가 하락을 동반해 전세가율 60%가 무너진 서울시 전체 아파트 시장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렇게 봉천동으로 투자 수요가 몰려 일대 매매가도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11일 봉천동 일대 업계에 따르면 5월 마지막 주부터 투자 문의가 증가하더니 지난주에는 내놓은 매물이 거의 다 거래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따라 매매가도 상향 조정됐다. 지난 1월 4억5,000만원애 실거래됐던 관악푸르지오 전용 59㎡는 5월 들어 5억1,000만원까지 뛰어올랐다. 근래 며칠간 신고전 거래가가 5억3,000만원 수준이다. 특히 전세가도 3억7,000만원에서 떨어지지 않아 아직 70%대 전세가율을 유지하고 있다. 전용 84㎡의 경우 지난달 매매가가 6억2,000만원 수준이고 전세가는 같은 달 4억6,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전세가율이 74%에 이른다. 봉천동 C공인중개 소장은 “5월 마지막 주부터 산너머에 있는 서초구 방배동 부동산 업계에서 봉천동을 소개해 넘어오는 투자자들이 많다”면서 “3주 전까지만해도 물건들이 제법 있었는데 이제 실수요자들한테는 소개할 매물이 없을 정도로 팔렸다”고 말했다.
특히 갭투자가 들어오면서부터 옆 단지인 봉천우성아파트과 관악푸르지오의 시세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봉천 우성 전용 59㎡짜리가 이달 4억5,500만원에 거래됐고 전세가는 3억2,000만원 수준이다. 봉천동 Y공인중개 대표는 “갭투자자들이 몰려들어 소형 면적대 매물을 사가니 몇 년 전 매매가가 1억원 가까이 났던 두 단지 차가 이제 2,000만~3,000만원 정도로 줄었고 전세가도 2,000만~3,000만원 차이로 유지된다”고 말했다.
일대 가장 단지가 큰 3,544세대(임대제외)의 관악드림타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전용 59㎡짜리가 매매가 4억1,000만이고 전세가는 3억6,000만에 이른다. 1월 대비 매매가는 거의 오르지 않고 전세가만 오히려 6,000만원 가량 올랐다. J공인중개 대표는 “이곳은 베드타운으로 강남을 생활권으로 둔 전세 수요가 많다”면서 “봉천4-1-2 구역 재개발, 사당롯데캐슬골든포레, 서울대입구e편한세상 등 공급이 있지만 수요층이 더 두터워 전셋값이 떨어지지 않는 상태”라고 전했다.
실제로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시 전체 전세가율은 59.57%로 60% 선 밑으로 내려앉았지만 봉천동은 76.39%를 기록했다.
높은 전세가율과 함께 봉천동에 갭투자자들이 몰린 것은 매매가도 저평가됐다는 판단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영등포는 물론 강남권 출퇴근이 용이 해 향후 상승 여력이 있다는 기대감이다. 봉천동 J공인 대표는 “서울 부동산 시장 급변에 비교적 영향을 덜 받아 안정적이고 과거 달동네 이미지에서도 벗어나 봉천동을 타깃으로 갭투자자들이 몰려드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