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채널진흥협회 "넷플릭스 지나친 우대, 국내 미디어산업 붕괴시킬 것"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와 회원사들이 11일 일부 유료방송사업자가 넷플릭스와 제휴하기 위해 파격적인 수익 배분율을 제공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넷플릭스에 엄청난 혜택을 줌으로써 국내 업체를 차별한다는 것이다.

협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유료방송사업자의 부당한 콘텐츠 대가 차별 행위는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 산업을 붕괴시키고, 애써 일군 한류의 과실을 외국 자본에 헌납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협회에 따르면 유료방송사업자가 넷플릭스에 제공하려는 수익 배분율은 9:1로 알려졌다. 넷플릭스가 수익의 90%을 가져가는 것이다. 국내 PP와 유료방송사업자간 유료채널 및 VOD(주문형비디오) 수익 배분율이 대체로 5:5나 6:4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불공정하다고 볼 수 있다.

협회는 “국내 사업자에겐 가혹한 우리나라 방송시장이지만, 넷플릭스에는 관대한 시장이 되는 셈”이라며 “넷플릭스 같은 거대 해외자본이 국내 사업자보다 더 유리한 거래 조건까지 얻어가며 진출한다면, PP 사업자들은 콘텐츠 제작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PP 등 콘텐츠 사업자들은 한류를 일구고 있는데, 노력의 결실이 조금씩 가시화되자 해외 거대 자본이 기다렸다는 듯 이를 가로채려 한다”며 “공들여 쌓아올린 한류의 가치를 송두리째 잃게 될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넷플릭스의 공습에 국내 미디어 생태계가 허물어지지 않게 기반을 다지는 일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유료방송사업자들이 PP에 정당한 몫을 주면서 상생을 통해 시장의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협회는 “유료방송사업자들이 지금의 불합리한 시장 구조를 바로잡고, 우리나라 플랫폼과 콘텐츠 산업의 동반 성장을 이뤄내는 데 앞장서야 한다”며 “첫 단추는 유료방송사업자들이 PP에게 정당한 콘텐츠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미디어 생태계 보존을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콘텐츠가 제값에 거래되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으로 새 콘텐츠를 재생산하는 선순환 구조가 조성될 수 있도록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