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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희일 감독, 동성 감독 성추행 논란…"변명의 여지 없다" 사과

/사진=‘야간비행’ 스틸/사진=‘야간비행’ 스틸



이송희일 감독이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다.

2018 인디포럼 영화제에 단편영화로 초청된 남성 감독 A는 10일 독립영화당 페이스북에 지난 7일 열린 인디포럼 영화제 개막식 이후 이송희일 감독, 이송희일 감독의 팬이라고 자청하는 여성 세 명과 술자리에 참석, 성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A 감독은 “저와 동행 PD는 이송희일 감독과 세 여성분의 적극적인 동조 아래 이송희일 감독에게 온갖 성적 추행과 성적 대상화에 시달리는 끔찍한 경험을 했다”며 ‘저 욕망덩어리들이 여기까지 왔다’ ‘둘 중에 누가 더 마음에 드냐, 골라서 데려가라’ 등의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우리는 대화 주제를 바꾸고자 이송희일 감독에게 영화 작업에 대한 질문을 하였고, 이송희일 감독은 작업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듯 싶더니 다시 자신의 작품에 출연했던 특정 남배우를 언급하며 ‘그 녀석 벗은 몸을 보니, 자신의 취향이 아니다’라는 발언을 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이송희일 감독은 저와 PD를 보며 ‘난 너희같은 마초 스타일이 좋다’ ‘맛있어보인다’라는 발언을 하였고, 극심한 성적 수치심과 분노에 찬 저는 입을 다문 채 이송희일 감독을 노려보았습니다. 그러자 이송희일 감독은 ‘쟤가 날 보는 눈빛이 아주 강렬하다’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자리를 박차고 나온 A 감독은 다음날 인디포럼 의장과 작가에게 최초 신고를 했으며 영화제 기간이 끝나기 전에 이송희일 감독 및 동석자들의 공개 사과와 인디포럼의 성명 발표를 바란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또한 “인디포럼 측에서도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피신고자 이송희일 감독로부터 신고자인 저를 격리하고 보호하겠다는 알림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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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감독은 “하지만 신고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이송희일 감독에게 전화가 왔다”며 “‘두 분이 게이라고 생각하곤 농담을 한다는 게 그렇게 된 것 같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저는 이 모든 사실의 외부 공개와 공개 사과를 바란다고 전하자 이송희일 감독은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인디포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디포럼 내부 직원이 이송희일 감독에게 정보를 귀띔을 했다는 것. A 감독은 “저는 결국 이송희일 감독이 인디포럼의 전 의장이자 현 공식작가진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하며 인디포럼의 자체 내부 조사 과정을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A감독은 인디포럼 영화제 측과 이송희일 감독 및 동석자분들의 공개 사과와 공식 성명 발표를 요구하며 이송희일 감독에게 받은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해당 문자메시지에는 “제가 술에 취해 한 행동에 상처를 받으신 것 같은데 정말 죄송합니다. 기억을 못한다 하더라도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저도 일어나서 충격에 휩싸여 하루 종일 같이 있던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하느라 동분서주했습니다. 각자 취해 있어 이야기하는 것들이 서로 다르긴 했지만 대략 제가 한 말들에 상처를 받을 수 있었겠구나 싶었습니다”라고 적혀있다.

한편 이송희일 감독은 ‘굿 로맨스’ ‘후회하지 않아’ ‘백야’ ‘야간비행’ 등을 연출한 독립영화 감독. 꾸준히 퀴어영화를 제작해왔다.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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