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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 酒인공은 나야나] ④ 떠오르는 위스키 왕국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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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병에 3억2,300만원.

아파트 전셋값 뺨치는 이 술의 정체는 일본의 대표적 위스키 제조사인 산토리홀딩스의 ‘야마자키 50년’이다. 최근 홍콩 소더비 경매에서 일본산 위스키 최고가 낙찰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번에 낙찰된 ‘야마자키 50년’은 일본 참나무통에서 50년 이상 숙성된 맥아로 만든 것으로 150병 한정판으로 출시됐다. 2011년에는 당시 100만엔이라는 높은 가격으로 판매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일본 위스키의 명성이 드높아진 건 2007년이다. 영국에서 열린 세계 위스키 품평회에서 일본의 위스키가 싱글몰트 위스키 부문과 블렌디드 위스키 부문 모두 1등을 거머쥔 것이다.


싱글몰트에서는 니카 ‘요이치 1987’, 블렌디드 위스키에는 산토리 ‘히비키 30년’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영국 위스키 안내서 ‘위스키 바이블’에서 2014년 ‘야마자키 2013년산 셰리 캐스크’를 세계 최고 위스키로 선정했고, ‘다케스루 17년산 퓨어몰트’는 월드위스키어워드(WWA)에서 2014~2015년 연속으로 최고상을 받는 등 국제적인 주류품평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현재 일본은 세계 5대 위스키 제조국이다.

왼쪽부터 야마자키 증류소, 요이치 증류소, /사진출처=각사 홈페이지왼쪽부터 야마자키 증류소, 요이치 증류소, /사진출처=각사 홈페이지




다케스루·신지로, 일본 위스키의 원조

참담한 실패 겪었지만 꾸준히 노력해

세계 5대 위스키 제조국으로 발돋움



◇ 일본 위스키의 양대산맥 산토리와 니카

위스키 종주국은 스코틀랜드다. 미국과 캐나다는 유럽인들이 이주해 증류소를 세우면서 특징 있는 위스키를 갖게 됐다. 일본인들은 스코틀랜드에 가서 기술을 배워온 뒤 자체적으로 위스키를 개발했다. 일본 위스키하면 자연스레 산토리와 니카를 떠올리게 된다. ‘일본 위스키의 아버지’로 불리는 니카 창업자인 다케스루 마사타카와 산토리위스키를 창업한 도리이 신지로가 일본 위스키의 원조다.

1899년 오늘날 산토리사의 전신인 합성주 판매점을 창업했던 도리이 신지로는 1923년 일본인으로서는 최초로 스코틀랜드에 유학하여 양조 기술을 배우고 귀국한 다케스루와 함께 교토 야마자키에 일본 최초의 증류소를 세웠다. 야심차게 내놓은 첫 제품 ‘산토리 화이트’는 참담한 실패를 겪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1937년 개발한 ‘산토리 올드’가 성공을 거두었다. 짐빔 제조사 등 여러 인수합병을 통해 지금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주류회사로 성장했다.


니카는 1934년 7월, 대일본과즙 주식회사라는 회사명으로 설립되었다. 창업자인 다케스루 마사타카는 위스키의 본고장 스코틀랜드의 대학에서 유학하고 위스키 증류소에서 일하면서 위스키를 배운 엘리트였다. 야마자키 증류소를 만드는데 큰 공헌을 했던 다케스루는 도리이와 뜻이 맞지 않았고 결국 산토리를 떠나게 된다. 그는 북해도의 요이치 시에 공장을 세웠고 품질 지상주의 정신을 반영해, 최고의 품질을 지닌 전통 위스키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또 오랜 노력의 결과 스코틀랜드의 위스키 제조법을 완벽하게 모방하게 이른다. 그때부터 산토리와 니카는 숙명적인 경쟁을 벌이게 됐다. 니카는 현재는 아사히 그룹의 자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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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리와 니카는 지금도 일본 위스키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산토리의 야마자키와 히비키, 니카의 다케스루 등이 유명하다. 산토리는 동양사람들이 좋아하는 부드러운 맛을 최대한 살린 블렌딩을, 니카는 스코틀랜드보다 더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토리 위스키 바. /사진출처=산토리 홈페이지산토리 위스키 바. /사진출처=산토리 홈페이지


독한 술 선호하지 않는 일본인들

미즈와리·하이볼로 가볍게 즐겨

산토리의 ‘젓가락 작전’도 한몫



◇ 위스키 음주문화 패러다임을 바꾼 일본

일본에서 위스키 붐이 일기 시작한 1960년대 후반 산토리는 올드의 상승세에 탄력을 붙이기 위해 전통요리점에 위스키를 보급하는 ‘젓가락 작전’을 전개했다. 위스키는 일본 음식과 잘 어울리기 때문에 젓가락으로 식사를 하면서 위스키를 반주로 마시라는 내용으로 대대적인 홍보작전 전개했는데 이것은 일본 음주 문화코드를 바꾼 계기가 되었다.

또한 일본인들은 독한 술을 선호하지 않는다. 그래서 산토리는 일본식 음주문화에 착안하여 위스키에 물을 타서 마시는 ‘미즈와리’를 개발하여 보급시켰다. 물론 물을 넣어서 마시는 방법은 위스키를 생산하는 나라에서는 오래전부터 쓰던 고전적인 방식이다. 하지만 일본의 주류 회사가 자신들의 위스키를 홍보하려는 전략에서 시작하였던 것이 결과적으로 새로운 일본식 위스키 음주 문화로 탄생하게 된 것이다.

‘미즈와리’ 이어 일본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마시는 방법은 ‘하이볼’이다. 얼음을 넣은 큰 글라스에 위스키와 소다수를 적당량 부어 가볍게 마시는 방법이다. 취향에 따라 레몬을 짜서 넣거나 조각을 띄우기도 한다. 한국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데 적당히 도수가 있지만 쓰지 않고 목 넘김이 좋아 어느 누구나 편하게 마시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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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끝난 후 동료들과 술 한잔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은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비슷하다. 오늘밤은 직장 동료들과 함께 회사 근처 이자카야에 들려 맛있는 안주에 ‘위스키 하이볼’ 한잔은 어떻까.

/김은강·김민혁기자 kawa02@sedaily.com

김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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