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르포] 김정은 숙소, 센토사 출발 전까지 ‘철통보안 60분’

세인트레지스 호텔 입장하려면 자켓 벗고 몸 수색 받아

리용호 등 北수행단, 호텔 조식 먹으러 왔다 갔다 하기도

12일 오전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센토사로 향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차량을 경찰 오토바이가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12일 오전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센토사로 향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차량을 경찰 오토바이가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오전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태운 차량이 싱가포르 세인트 리지스 호텔을 나서 센토사 카펠라 호텔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12일 오전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태운 차량이 싱가포르 세인트 리지스 호텔을 나서 센토사 카펠라 호텔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2일 오전 8시 12분 ‘세기의 담판’이 될 북미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숙소인 싱가포르 세인트레지스 호텔을 떠났다. 김 위원장이 출발하기 1시간 전부터 호텔 안팎에서는 ‘철통 보안’을 위해 싱가포르 정부와 호텔 관계자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현재 김 위원장이 묵고 있는 세인트레지스 호텔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보안검색대를 통과해야 한다. 다만 보안검색대를 통과하기는 전날인 11일보다 까다로워졌다. 짐을 검색대에 놓고 통과해 몸 수색만을 받으면 됐던 전날과 달리 이날 검색요원들은 ‘가방 안에 노트북이 있으면 꺼내라’ ‘자켓도 벗으라’고 요구했다.


호텔 로비에는 전날 밤 김 위원장이 ‘깜짝 시티 투어’를 떠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라인이 만들어져 관계자들이 일반인들을 통제하고 있었다. ‘방탄 청년’으로 불리는 북한 경호원 5~6명도 엘리베이터 앞에서 서성였다.

그러나 강화된 보안 속에서도 북한 관계자들은 호텔 조식을 먹기 위해 자유로이 움직였다. 북한 경호원들은 물론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장 대리도 오전 7시 20분께 조식을 먹고 나왔다. 최 국장은 먼저 식당을 나온 리 외무상과 엘리베이터 앞에서 잠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경호가 한 단계 더 강화된 것은 오전 7시 39분이었다. 싱가포르의 무장경찰 20여 명이 등장해 라인 바깥쪽에서 일종의 ‘가림막’을 만들었다. 라인 안에 있던 일반인들이 멀리서 나타날 김 위원장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은 물론 시야까지 차단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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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은 오전 7시 40분 호텔 조식을 먹기 위해 무표정한 얼굴로 식당에 입장했다. 6분 뒤 식사를 마치고 나온 리 부위원장은 식당 밖이 라인으로 막혀 있자 잠시 당황한 듯 “어” 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에 호텔 관계자가 즉시 라인을 치웠다.

잠시 뒤 관계자들은 라인 안쪽의 취재진 등이 휴대폰을 꺼내지 못하도록 제지하기 시작했다.

오전 7시 48분 리 부위원장과 최 국장 등 북한 외교를 담당하는 주요 인사들이 호텔 로비로 모여들었다. 노광철 인민무력상은 군복을 입은 채 로비에서 대기했다. 6분 뒤인 오전 7시 54분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기다리고 있던 외교 인사들은 먼저 호텔 밖으로 이동했다.

호텔 로비에 대기 중인 북한 경호원들은 점차 늘어났다. 일부 경호원들은 방탄 가방을 손에 든 채였다. 오전 8시 11분 경호 관리자로 보이는 북한 관계자가 나타나 경호원들의 대기 위치 등을 재정비했다.

이윽고 오전 8시 12분 김 위원장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인민복에 뿔테 안경을 쓴 차림이었다. 전날 밤 시티 투어를 떠날 때 만면에 미소를 띠었던 것과는 달리 다소 긴장한 듯 무표정했다.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뒤를 따랐다. 이들은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놓고 ‘세기의 담판’을 벌일 센토사 섬으로 출발했다.
/싱가포르=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1일 밤 숙소인 싱가포르 세인트레지스 호텔을 나오기에 앞서 관계자들이 보안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싱가포르=박효정기자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1일 밤 숙소인 싱가포르 세인트레지스 호텔을 나오기에 앞서 관계자들이 보안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싱가포르=박효정기자


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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