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행정부가 공기업 지분을 매각해 중소기업 혁신펀드를 조성하는 작업을 본격화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프랑스 재정경제부는 ‘기업의 성장과 변혁을 위한 행동계획’(Pacte) 법안을 마련해 내주 국무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고 1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 법안에는 파리의 양대 국제공항인 샤를드골과 오를리 공항 운영사인 ADP그룹(전 파리공항공사)과 복권기업 FDJ, 에너지기업 엔지의 정부지분을 매각해 혁신펀드 조성에 사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들 기업의 프랑스 정부지분율은 ADP그룹 50.6%, 엔지 28.7%, FDJ 72%로, 민영화 법안은 의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내년 초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프랑스 정부는 구체적으로 지분을 얼마나 매각할지는 법안에 적시하지 않았다.
프랑스 정부는 지분매각 등을 통해 확보한 100억 유로(약 12조7,200억원)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기업의 기술개발과 혁신을 지원하는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혁신펀드 조성은 마크롱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브뤼노 르메르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레제코와 인터뷰에서 “경제에서 국가의 역할을 관리형에서 미래투자형으로 가져가려 한다”면서 “(기업에 대한) 정부의 영향력은 지분보유 말고 관리·감독 강화 등 다른 방식으로 행사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는 지난 20년간 정부 소유의 공기업을 꾸준히 민영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역대 정부들은 프랑스 텔레콤, 크레디 리오네 은행, 항공사 에어프랑스, 도로공사 등의 정부지분을 꾸준히 줄이면서 공기업들을 민간기업으로 변모시켜왔다. 마크롱 대통령의 취임 후에도 프랑스는 정부가 지분을 보유한 조선사인 STX 프랑스의 지분 절반을 이탈리아의 핀칸티에리에 넘겼고, 고속철 TGV의 제조사인 알스톰과 독일 지멘스와의 합병을 승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