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이 핵심이고 융합과 연결이 키워드다. 우리의 삶과 직결된 기술과 경제 변화의 메가트렌드는 미래의 일자리에 대한 논의와 함께 노동계의 불안감을 키운다.
기술의 변화는 일의 본질을 바꾸고 일자리의 흥망성쇠를 좌지우지한다. 이는 노동시장의 변화를 가져오는데 기업이든 개인이든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여기에 정부의 노동정책과 복지정책까지 부적절하게 가세하게 되면 점입가경이 되고 만다.
올해부터 지난해 대비 16.4% 오른 최저임금이 적용되면서 일부 중소기업과 영세사업장은 갑자기 오르는 인건비 때문에 생존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또 지난 5월28일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노동계는 “소득주도성장을 외치며 ‘만원의 행복’을 이루겠다던 정부의 최저임금 공약은 산입범위 확대로 줬다가 뺏는 배신으로 돌아왔고 ‘만원의 절망’이 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부의 급진적인 최저임금 인상 추진에 사측은 물론 노조도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또 오는 7월부터 적용되는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은 기업별 노사 합의를 통해 안정될 때까지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고 기업의 경쟁력 저하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사용자인 경제계와 피사용자인 노동계의 상충하는 관계는 급격한 변화의 시기에 더욱 첨예해진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전 산업 분야의 일자리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변화의 트렌드는 개인과 개별 기업이 포착하고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개인들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일자리 보존에 집착하게 된다. 하지만 변화의 파도에 맞서 버티다 보면 물살에 휩쓸려 일자리뿐 아니라 개인의 생활까지도 실종되고 만다.
이런 상황에서는 정부가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정부가 나서 기업과 노동계의 생각과 행동이 기술과 노동 환경의 변화와 발맞출 수 있도록 유도하고 지속성장과 복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정치적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표밭의 유혹을 극복해야 국가의 현재를 냉철하게 진단하고 미래를 위한 올바른 정책을 제시할 수 있다.
국가별 상황은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노동시장 개혁을 통한 노동유연성 개선은 물론이고 직업교육의 개선과 새 일자리 창출, 실업급여와 복지혜택의 축소, 상속세·법인세 등의 세금 인하 등은 공통적으로 추진돼야 하는 것들이다. 아울러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추구하는 방향은 유연성·민첩성·역동성·연결성에 있다. 기업과 노동시장에 대한 정부 정책과 규정도 유연하고 민첩하며 역동성과 연결성이 잘 고려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