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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사망률 3명 vs 18명…남북한 의료격차에 의료교류 물꼬

남북 관계 급진전에 교류 논의 본격화

동서독 사망률 비슷해지는 데 20년 걸려

남북한 의료격차 커 더 긴 시간 필요할 듯

연간 태어난 출생아 1,000명 중 만 1세 미만에 사망한 아이는 3명이다. 그러나 차 타고 한 시간만 나가면 사망률이 18.5명으로 6배가량 뛴다. 바로 한국과 북한의 영아사망률 이야기다. 남북한의 보건의료 격차가 큰 현실을 잘 보여준다. 4·27 판문점선언,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 대북 관계가 급진전 되는 가운데 최근 북한과 지속적인 보건의료 교류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의료 현장 곳곳에서 북한과 교류 논의 및 가이드라인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15일 국회에서는 ‘통일 대비 남북한 보건의료체계에 대한 고찰’을 주제로 토론회가 열려 남북 간 보건의료 격차를 인식하고 대책이 집중 논의됐다. 윤석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실 교수는 “독일의 경우 동독 지역의 남성이 심장질환 사망률에서 서독과 비슷해지기까지 약 20년이 걸렸다”면서 “동·서독보다 경제적 격차가 더 크고 교류가 전혀 없는 남·북한의 경우 더 긴 세월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통계로 드러난 북한의 건강 수준은 한국에 비해 상당히 열악한 편이다.


기대여명 측면에서 남녀 모두 10년 이상 차이가 난다. 한국 남성이 평균 79.3세, 여성이 85.4세 살 때 북한은 각각 66.2세, 72.9세 산다. 출산 시 산모가 사망하는 모성 사망비율도 출생 10만명 당 한국은 11명에 그치는 반면 북한은 82명에 이른다. 결핵 환자 역시 10만명당 429명으로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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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교수는 “북한은 감염병 질환 외에도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 발병률도 높게 나타난다”면서 “1990년 고난의 행군 당시 영양 섭취를 잘 못해 인슐린이 제대로 분비 안돼 만성 질환에 대한 부담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지금부터 지속적으로 보건의료 교류를 시작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당장 러시아어, 라틴어 기반의 북한 의학용어부터 통합하는 작업을 시작하고 북한 주민의 건강 수준·의료 인력 현황에 대한 정확한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이에 앞서 당장 한국에 들어온 탈북민의 건강을 위한 진료 지침도 마련됐다. 통일보건의료학회는 탈북민을 진료하는 보건의료인을 대상으로 증상 호소 표현을 잘 이해하고 심리적 어려움과 신체 증상이 관련 있는지 확인하는 등을 담은 10대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의료 장비가 부족해 환자의 호소로 주로 진단받는 북한의 의료현장을 반영했다.

김신곤 통일보건의료학회 학술이사는 “향후 남북관계가 진전되면 학회가 마련한 진료실 가이드라인 등이 보건협력의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한반도 건강공동체를 준비하는 데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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