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WP “트럼프 회담 11일로 앞당겨라”…북미정상회담 막판까지 ‘요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초 12일 열리기로 했던 북미정상회담을 돌연 11일로 하루 앞당기려 했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회담 준비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캐나다 퀘벡주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후 곧바로 싱가포르로 직행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밤 현지에 도착한 뒤 참모들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11일로 당기는 방안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WP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날 오후 먼저 싱가포르에 도착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다 여기에 있는데 왜 (하루 앞당기는 게 ) 안된단 말이냐”고 했다고 전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안달이 나고 지루한 상태였다”고 묘사했다

WP에 따르면 같은 날 진행된 북미 간 실무급 회담에서 긴장감이 가시지 않은 데다 대통령이 이처럼 ‘참을성 없는’ 주문을 하면서 일부 참모들 사이에서는 “이러다 정상회담 자체가 위험해지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이 엄습한 상태였다고 한다.

결국, 북미정상회담 준비를 진두지휘해온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원안대로 12일에 회담을 여는 쪽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했다.


‘운명의 담판’ 전까지 남은 하루인 11일을 회담 준비에 쓸 수 있다는 점과 갑작스럽게 일정을 변경할 경우 자칫 TV 중계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이 설득 포인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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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감정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 무표정한 얼굴로 다른 사람이 청하는 악수도 거부한 채 철통 경호를 펼친 ‘터프’한 북한 경호원들의 모습에 감탄하기도 했다고 한다.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경호원들이 아마도 해병대 4성 장성 출신의 존 켈리 비서실장과 싸워도 이길 것 같다”고 농담을 던졌다고 WP에 전했다. 다만 또 다른 소식통은 “대통령이 켈리 비서실장을 특정해 거론했는지는 기억 못 하지만 북한 경호원들이 어마어마하다고는 했다”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개인적 친밀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사석에서 북한에 수익성 좋은 사업을 투자할 만한 부동산 개발업자나 금융계 친구들과의 미팅이나 사업 제안을 직접 주선할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는 후문이다.

다만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이러한 아이디어를 직접 전달했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WP는 전했다.

싱가포르 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대통령은 그야말로 ‘세일즈맨 본능’을 드러냈다며 “대통령은 북한을 현금 유동성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자산으로 여기는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보여준 ‘북한의 미래상’을 담은 동영상을 거론, “트럼프 대통령은 ‘부동산 외교’에 대한 자신의 꿈을 은근 내비쳤다”고 풀이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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