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관세 외교

김영문 관세청장

15일 김영문 관세청장./이호재기자.



최근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보호무역주의가 세계 경제를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촉발한 무역전쟁의 위협이 세계의 교역을 감소시키고 종국적으로 세계 경제 자체의 후퇴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우리나라같이 무역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는 훨씬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사실 무역 현장은 전쟁터다. 각국은 조금이라도 자국의 물건을 더 팔고자 하고 타국의 물품이 들어오는 것을 막고자 노력한다. 이러한 보호무역주의 경향을 통제하고 무역 원활화를 위해 전 세계는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관세와 무역에 대한 일반협정(GATT)이나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등이 그렇다.

그럼에도 각국은 어떤 핑계로든 타국 물품의 반입을 차단하려 하기 마련인데 최근은 그 경향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직접적으로 ‘관세폭탄’을 부과하는 경우도 있지만 비관세장벽이라고 하는 행정이나 절차상의 사소한 문제 등을 꼬투리 잡아 통관을 지연시키거나 과태료 등 가외 부담을 주는 식이다.


관세장벽 해소는 양국 간의 협정 등을 통해 해결할 문제이지만 비관세 장벽의 해결에는 관세청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무역이 상대방 국가의 세관을 통과하는 것인 만큼 관세외교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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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외교는 외국 관세청 간의 평상시 교류와 협력이 중요하다. 자주 만나 관계를 형성해 두는 것이 문제가 발생했을 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의 경우 년 10여회 정도의 관세청장 회의를 개최한다. 양국 간 또는 다자간 회의를 통해 통관절차 간소화 등 세관상호지원협정을 체결해 우리 기업의 원활한 통관을 지원한다. 그리고 외국의 관세 공무원들을 초청해 연수를 제공하는 능력배양 사업도 큰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 관세행정은 세계 최고 선두권이다. 아시아·아프리카·남미 등에서 한국의 선진관세행정을 배우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타국의 관세행정 능력배양사업은 연 15회에 250여명을 대상으로 개최하는데 이는 그들 국가와의 현재 또는 장래의 비관세장벽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

나아가 국제관세기구(WCO)에 고위직에 한국 전문가가 진출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WCO 품목분류위원장 등을 포함해 모두 7명이 이 기구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인원을 더 늘려 우리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세계 관세행정을 이끄는 선도역할을 해야 한다.

필자는 오는 28~3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WCO 총회에 참석한다. 사무총장 선거도 있고 영국과 세관상호지원협정 체결과 베트남 등과의 양자회담도 예정됐다. 많은 국가의 관세청장들을 직접 만나 협조관계를 구축해 우리 수출기업에 가해지는 비관세장벽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로 관세외교를 적극 전개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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